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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경계도 ‘실패’, 판단도 ‘안일’, 보고도 ‘부실’…‘면피’에만 급급
3시 30분 발견돼 9시 40분 총살 때까지 뭐했나
"북한 해역이고, 정확한 위치 파악 안 됐다" 해명
새벽 관계장관 회의 열렸지만, 늑장 대통령 대면보고
서욱 국방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 회의 시작 전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군 당국이 실종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씨(47, 남)가 지난 22일 오후 3시 30분께 북한 선박에 의해 발견돼 9시 40분 총살당할 때까지 6시간 동안 안일한 대응으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군이 알면서도 무기력한 대응으로 결국 우리 국민의 사망을 방치한 것이란 지적이다.

군 당국은 21일 12시 51분께 실종신고된 A씨가 다음날인 22일 오후 3시 30분께 북한 선박에 의해 발견된 정황을 파악했다. 군은 이런 정황을 통신감청 등의 수단으로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군은 A씨가 4시 40분경 북측에 표류 경위와 월북 의사를 밝힌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로부터 5시간 후인 9시 40분께 북한 해군은 상부 지시를 받아 A씨를 해상의 선상에서 총살했다. 결국 군은 A씨가 북측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도 6시간을 허비한 결과가 됐다.

군은 북측 해역에서 발생한 일이고, 우리 영토 및 영해가 위협받는 상황이 아니라 실시간 대응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또한 북한군이 A씨를 발견한 정황을 포착했을 때도 장소를 특정할 수 없어 대응이 어려웠다고 한다. 우리 첩보 수단이 드러날 가능성, 북한이 설마 총살할 거라고는 예측하지 못한 의외성 등도 감안해달라는 게 군 당국 설명이다.

그러나 A씨 생존 상황에서 군 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가용한 통신망을 총동원해 북측에 의사를 전달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은 A씨가 사망한 다음날인 23일 오후 4시 45분에야 유엔사령부를 통해 북한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는 대북통지문을 보냈다. A씨를 특정한 지 24시간이 지난 시점으로, 이미 A씨는 사망한 상태였다.

유사시 군의 보고체계 또한 논란이 되고 있다. 청와대는 22일 오후 6시 36분 실종자 관련 보고를 서면으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피격당했다는 사실은 청와대에 22일 오후 10시께 실시간 보고됐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23일 오전 8시 반 최초 대면보고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에서는 23일 오전 1시경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장관 회의까지 열렸으나, 문 대통령에게 즉각 보고되지 않은 것이다.유사시 청와대 위기관리 시스템에 문제점이 노출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군 당국은 A씨의 피격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은폐·축소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군은 23일 오후 1시 30분 문자 메시지를 통해 언론에 관련 사실을 처음 전했다. 그러나 이 시기는 이미 A씨가 사망한 상태로, 청와대에서 관계장관 회의가 열리는 등 사태 파악이 마무리된 시점이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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