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한글을 공부해 보면 수수께끼가 한가득입니다. 글자 모양이 왜 저렇게 생겼는지에 대해서도 수수께끼가 많습니다. ‘한글의 감정’(저자 조현용, 한글파크)에서 저자는 그런 부분에서 많은 상상력을 발휘하여 한글의 이름, 글자와 소리, 소리와 어휘에 대해서 즐겁게 정리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글은 분명 소리글자이지만 때로 한글의 모양을 보면서 소리의 느낌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물론 한글 자모가 발음 기관을 본뜬 것이기에 발음 나는 모양의 느낌이 더 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말의 소리는 낱말의 느낌과도 연결이 됩니다.

예삿소리, 거센소리, 된소리의 느낌은 물론이고, 기역부터 히읗까지 저마다의 느낌이 있습니다. 그 느낌은 그대로 낱말에 비추어집니다. 부드러운 느낌, 답답한 느낌, 맑은 느낌, 시원한 느낌을 소리에서 느껴봅니다. 모음에서는 이런 느낌이 명확해집니다. 밝은 느낌과 어두운 느낌, 무거운 느낌과 가벼운 느낌이 글자 모양에 반영되어 나누어집니다.

이 책에는 한글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세종에 대한 이야기와 한글이 요즘 세상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글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세종의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깨달음을 줍니다. 세종이 왜 한글을 만들었는지, 최만리와 논쟁하는 분위기는 어떠했는지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세종의 탄신지와 관련된 이야기와 한글비석의 이야기도 실었습니다. 그리고 한글과 우리말에 관한 이야기나 한글 자모로 만든 민요 ‘국문뒤풀이’ 이야기도 소개하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 한글로 세상을 보는 시작이 되기를 바라며 한글의 미래도 꿈꾸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 책의 뒷부분에는 저자의 주요 관심 분야인 언어와 치유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언어가 보여주는 위로의 세상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입니다.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목적이겠지만, 감정을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도 큽니다. 명령이나 분노를 전달하기도 하지만, 위로와 격려, 칭찬도 소통의 중요한 이유일 겁니다. 당연히 언어를 통해서 행복해하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위로합니다.

여기에서는 주로 말하기, 글쓰기, 몸짓언어 등을 통한 행복과 위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단어 만들기, 호칭과 지칭, 우리말 수 표현 등을 보면서 우리말과 감정의 문제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지은이는 경희대학교 한국어교육 전공 교수입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공부하고 있으며 언어를 통해 세상이 따뜻해지기를 소망합니다.

지은 책으로는 한국어 교육을 위해서 쓴 《한국어 어휘교육 연구》, 《한국어 교육의 실제》, 《한국인의 신체언어》, 《한국어 문화교육 강의》, 《한국어, 문화를 말하다》 등이 있으며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려고 쓴 《우리말 깨달음 사전》, 《우리말로 깨닫다》, 《우리말 가슴을 울리다》, 《우리말 지친 어깨를 토닥이다》, 《우리말의 숲에서 하늘을 보다》, 《우리말 선물》, 《우리말 지혜》, 《우리말 교실》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언어의 위로와 치유에 대해서 관심이 깊습니다.

[신간] 한글에서 감정의 온도를 느끼다, 조현용 경희대 교수가 이야기하는 ‘한글의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