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제안’ 언급 없이 ‘한미 공조’만 언급
“한미, 북한과 관련한 노력에서 긴밀히 조율”
북미 대화 막힌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 미지수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 카드를 꺼낸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 미국 국무부가 “한미 간 단합된 대응이 중요하다”며 속도조절에 나섰다.
미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내용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은 북한과 관련된 우리의 노력에서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에 대한 단합된 대응에 있어 긴밀한 조율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가 종전선언 발언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단합된 대응”을 언급한 것은 사실상 미국과의 대북 정책 보폭을 맞춰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은 문 대통령이 남북 간 경제협력 재개 의지를 밝혔을 때에도 “대북 정책에 있어 미국과 속도를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제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비핵와 이전에도 종전선언을 통해 대화와 협상의 길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언급과 관련해 "현재는 대화는 중단되고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이런 교착을 뚫고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시계의 분침, 초침이라도 움직이게 하려고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구상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는 상황이다. 하노이 북미대화가 결렬된 이후 좀처럼 대화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뿐만 아니라 북한 역시 갑작스러운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화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그간 북한의 직ᆞ간접적 요구에도 “유엔 제재 결의 이행에는 변함이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 중인 데다가 북한 역시 지난해 이미 “종전선언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라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