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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가들의 삶터, 주민 위한 미술관으로 변신
종로구, 원로 미술가 자택 미술관으로 조성 업무협약
故 이항성 화백 자택. [종로구 제공]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영종)가 국내외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자문밖 지역 유명 원로 미술가들의 자택을 미술관으로 조성한다.

구는 오는 23일 가나아트센터에서 원로화가 및 소장가 3인과 구립미술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다고 21일 밝혔다.

협약 대상자는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 화백(1929~), 미술 교과서 출판과 한국적 판화의 선구자 故 이항성 화백(1919~1997), 미술 애호가로 알려진 도서출판 삶과 꿈 김용원 대표(1935~)이다.

이날 종로구와 원로미술가들은 ▷구의 재정여건을 고려한 구립 미술관 건립 순차적 추진 ▷작품 100점 이상 무상 기증 ▷작가의 자택을 활용한 구립미술관 건립을 위해 상호 협력할 것을 약속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거장 김창열 화백은 물방울을 작품의 소재이자 주제로 그리는 작가로 유명하다. 70년대부터 물방울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극사실 기법에서 출발해 거친 붓자국을 남기는 신표현주의로 바뀌었다가 90년대 이후 천자문을 조형요소로 도입시켰다. 현재 김 화백의 최고가 작품은 2016년 3월 K옥션 홍콩경매에서 5억1282만원에 낙찰된 ‘물방울’(195×123cm, 1973년 작품)이다.

故 이항성 화백은 문화교육 출판사를 설립해 미술 교과서를 만들었으며 ‘세계미술전집’ 편찬, 미술잡지 창간 등 미술문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했다. 판화가로서는 아연판 기법을 직접 고안해 독특한 미의 세계를 실현했다. 1950대 중반 프랑스 파리로 떠나 생의 마지막까지 작품 활동에 전념했다.

한편 종로구는 현재 구립미술관 2개소를 운영 중이다. 2개소 모두 작가의 자택을 활용해 미술관으로 조성한 점이 돋보인다.

김창열 화백 자택. [종로구 제공]

구립미술관 1호는 한국 미술계의 거장 남정 박노수 화백이 평생 작업해 온 화업 전부와 40여년 동안 거주하며 가꿔 온 가옥 및 정원, 그리고 소장해 온 다양한 고미술·골동품 등 1000여점을 종로구에 기증해 설립한 박노수 미술관이다.

2호는 고희동 미술관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춘곡 고희동(1886~1965) 작가가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1918년 직접 설계해 지었으며 41년간 거주했던 곳이다. 2017년부터 구립 고희동 미술자료관으로 운영하다 2019년 구립미술관으로 등록해 운영하고 있다.

종로구는 구립미술관 2개소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김창열 미술관’부터 순차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새롭게 종로구립미술관이 될 작가들의 자택은 각종 문화시설과 유명 문화예술인이 밀집해 거주하는 ‘자문밖 지역’에 위치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이로써 구는 미술관 조성이 완료되면 주변 문화 인프라와 연계, 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종 구청장은 “원로 화가와 소장가의 작품 기증에 감사드리며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우리나라 미술사에 족적을 남길 수 있는 미술관을 설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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