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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수에 방만운영에…서울생활사박물관·도시건축전시관 ‘말썽’
개관 1년 맞는 서울생활사박물관
지난 장마에 사무실 내부 누수
돈의문 전시관도 부실공사 논란
관계자 “리모델링 건물이라 취약”
영국성공회 앞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민간위탁사업 방만운영으로 도마위

해방 이후 서울시민의 생활상을 전시한 서울생활사박물관이 개관한 지 1년 밖에 안돼 누수, 곰팡이 등으로 ‘말썽’이다. 지난달 50여일 이어진 최장 장마에 직원들이 쓰는 사무실 건물 내부에는 물이 샜다. 전시관에도 일부 곰팡이가 발생했다. 이 박물관은 노원구 공릉동에 방치돼 있던 옛 서울북부지방법원 부지와 건물을 문화·전시 공간으로 리모델링 한 것이다. 현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운영이 중단된 상태로 누수로 인한 전시 관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건물 구조 상의 문제라면 언제든 장마와 태풍철에 재발할 수 있는 관리의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21일 서울생활사박물관을 운영하는 서울역사박물관에 따르면 생활사박물관은 리모델링을 마친 지난해 5월 이후 지속적으로 누수와 결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문제로 개관 2개월 뒤인 지난해 11월에 일부 보완 조치됐지만, 누수는 이어졌다. 구금 상태의 수형자가 재판을 받기 전 대기하는 구치감을 그대로 보존시킨 구치감전시실(별관1동) 위층 사무공간에서다.

서울역사박물관 관계자는 “주 전시관으로 쓰고 있는 옛 법원건물은 잘 지어져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애초 구치감이 일반 건물보다 부실하게 지어져 구치감 위에 지어진 사무실에서 물이 샌다”며 “리모델링한 건물의 일반적인 취약점”이라고 말을 아꼈다.

리모델링의 경우 옛 건물의 구조물을 유지하면서 내·외부를 다시 손보는 형태라서 누수, 결로 등에 취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9월 26일 정식 개관한 서울생활사박물관에는 시 예산 485억여 원이 들었다 .토지와 건물 취득 등 보상비로 233억 원, 공사비 212억 원 등 왠만한 신축 공사비 못지 않다. 기본설계 때보다 기초 보강공사, 건물 연계 공유공간 신설 등이 보태져 총 사업비는 공사 발주 당시보다 27억 원 가량이 늘었다. 전시물인 생활유물 1100여점을 확보하는데는 대부분 시민 기증으로 이뤄져 큰 예산이 들지 않았다.

서울시는 ‘박물관·미술관 도시, 서울 프로젝트’에 따라 서울 곳곳, 특히 그간 문화시설이 소외됐던 지역을 중심으로 잇따라 박물관, 전시관 등을 지어오고 있다. 지난해 서울생활사박물관, 종로구 서울우리소리박물관 등이 문 열었다. 시는 새로 생긴 전시시설물들을 모아 ‘잘 생겼다’는 시리즈 광고도 했다.

하지만 ‘잘 생겼다’ 던 일부 시설물은 개관을 서두르는 과정 등에서 잡음이 나왔다. 서울시 대표 도시재생 사례로 손꼽는 돈의문박물관마을도 앞서 2018년에 돈의문전시관과 도시건축센터 등 일부 건물 옥상에 방수 공사를 하지 않아 누수가 발생하는 등 부실공사 논란을 불렀다.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앞에 지어진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은 서울시 민간위탁사업 방만운영 사례의 하나로 최근 서울시의회 도마에 올랐다. 최근 임시회 폐회기간 중 진행된 도시재생실·도시공간개선단 안건심사에선 일제가 훼손한 세종대로 역사성 복원의 일환으로 2018년 3월에 개관한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개관 이후 근로자 급여를 4개월 이상 미지급하고 운영자문위원회를 정족 수에 미달한 채 운영하는 등 수탁업체가 위탁사무 전반을 부실하게 수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임만균(더불어민주당·관악3) 시의원은 “서울시는 주요 시책사업 추진을 외부업체에만 맡겨놓고 수탁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은 나 몰라라 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위탁사무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 수탁기관을 바꿔 재위탁 할 뿐 위탁사무 자체에 대한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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