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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주만에 바람쐬러”…‘수도권 2단계 완화’ 첫 주말, 서울 다시 ‘북적’
산책·운동 즐긴 시민들 “생각보다 인파 많았다” “지난주 2배 되는듯 했다”
홍대클럽거리 2주만에 ‘바글’…“대기줄 안 세우려 자리 나면 전화로 안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둘레로 마스크를 낀 시민들이 운동과 산책을 하고 있다. 주소현 기자/addressh@herladcorp.com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지난 2주간 아예 집 주변도 안 돌아다녔거든요. 계속 집에만 있으니 너무 답답해서 물가에서 바람 좀 쐬고 싶어서 나왔어요. 한강공원보다 사람이 적을 줄 알고 왔는데 생각보다 많네요.”

토요일이었던 지난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만난 직장인 서모(28)씨는 이렇게 말했다. 쾌청한 날씨에다 2주간 지속됐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된 첫 주말, 서씨의 말대로 가족들, 연인들, 조깅하는 시민들이 석촌호수 둘레를 가득 채웠다. 석촌호수 둘레를 비롯한 서울 시내 곳곳은 다시 사람들로 북적댔다.

지난 19일 석촌호수의 경우 호숫가에 마련된 2인용 벤치에는 빈 자리가 없었고, 야외 무대용 계단식 객석에는 7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았다. 시민들은 자리를 떼어 앉을 수 있는 벤치에는 성인 예닐곱 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멀찍이 거리를 두었다. 그러나 바닥이 고정된 벤치에는 옆 사람과 거리가 채 1m도 되지 않은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매일 운동을 하러 석촌호수에 온다는 송파구 주민 이모(67)씨는 “원래 평일보다 주말에 사람이 많기는 하지만 이번 주말은 유독 많다”며 “지난 주보다 배는 되는 것 같다. 평소에는 앉아 있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 오늘은 다 앉아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답답해서 산책하러 나왔지만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 조치가 내려져 있음을 의식한 듯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은 거의 없었다. 간혹 음료를 마시기 위해 마스크를 내렸다가도 곧바로 올려 썼고, 벗고 뛰려는 어린 아이들은 부모들이 제지했다. 운동을 하는 시민들도 숨이 찰 정도로 격하게 뛰기보다는 경보 정도로 가볍게 뛰었다.

저녁 시간 번화가도 지난 2주와는 다른 활기를 띄었다. 지난 18일 오후 10시께 서울 마포구 홍대클럽거리에는 오랜만에 외출 나온 젊은 층으로 북적였다.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클럽이나 ‘감성주점’ 등은 안내문을 붙인 채 문이 굳게 닫혀있었지만 일부 ‘○○포차’와 같이 일반음식점 형태인 주점에는 자리가 가득 찼다. 입장하기 위한 긴 대기 줄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가게 입구에 플라스틱 의자를 둬 손님들이 앉아서 기다릴 수 있게 하는 음식점도 더러 발견됐다.

한 주점 입구에서 출입 명부와 대기인 명단을 관리하던 직원 A씨는 “대기를 할 경우 2m 거리두기를 지키기 어려워 연락처를 남겨 두면 자리가 난 후에 올 수 있도록 (전화로)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음식점에서 줄을 세우지 않더라도 입구에서는 차례를 기다리거나 식사 중간 흡연을 하기 위해 나온 이들이 군데군데 뭉쳐 있었다.

같은 날 홍대클럽거리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남성 B씨와 C씨는 “오랜만에 술을 마시러 나왔다”며 “사람이 꽤 많기는 하나 거리두기 이전만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돌려보내지 않고 대기 줄을 설 수 있는, 합석 가능한 다른 음식점을 찾겠다”며 나섰다.

이처럼 운영 제한을 피해서 조용히 춤을 추거나 합석이 가능한 주점에 다녀왔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거리에서 만난 직장인 여성 D(26)씨는 “6개월이면 많이 참았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춤을 출 수 있는 주점이 문 연 것을 보고 홀린 듯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말의 양심인지 들어갈 때도 체온과 출입명부를 작성하고 이전처럼 밀착하기보다는 양팔을 벌릴 수 있을 정도의 간격을 두고 춤을 추더라”며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은 채 춤을 췄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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