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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이태종 전 법원장 정당한 업무수행”…‘사법농단’ 무죄 선고(종합)
법원 “수사 확대 저지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아”
“영장 청구서 사본 보게한 행위도 정당한 업무수행에 해당”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이 끝난 뒤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김래니 부장판사)는 18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법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법원장 재직 당시 내부 비리 사건의 확대를 막고자 수사기밀을 유출했다는 ‘사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4건의 사건은 모두 처벌이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부장 김래니)는 18일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법원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법원장에게 수사확대 저지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수사관련 내용을 보고할 것을 지시한 사실도 없다”며 “(당시 기획법관과) 공모한 사실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이 전 법원장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수사확대 저지)를 부탁받았단 점도 인정할만한 자료가 없다”며 “이 전 법원장은 철저한 감사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또 “영장 청구서 사본을 보도록 한 지시는 설사 있다고 해도 정당한 업무수행에 해당한다”며 “부당한 업무지시로 판단하기 어려워 직권남용에 해당할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선고 직후 이 전 법원장은 “올바른 판단해준 재판부에 감사하다. 30년 넘게 일선 법원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재판해온 한 법관의 훼손된 명예가 회복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 전 법원장은 이른바 ‘사법농단’ 관련 사건 중 1심 판결이 난 네 번째 사건 당사자다. 앞서 대법원 사건기록을 유출했다는 혐의의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영장 기밀을 법원행정처에 불법 보고했다는 의혹을 받은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 ‘가토 다쓰야’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의 임성근 부장판사 등 세 건의 사건에서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이 전 법원장은 2016년 10월경 서울서부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서부지법 소속 집행관에 대한 검찰의 비리수사가 시작되자 영장 사본을 입수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하는 등 수사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를 받은 관련자들을 법원으로 불러 진술내용과 검찰이 확보한 증거를 수집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이 전 법원장은 헌법상 영장주의의 취지를 오염시켰고 신뢰를 훼손했으며 조직 보호를 위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점에서 범행이 매우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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