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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뷰] 코로나 완치, 끝 아닌 시작이었다
후유증 호소하는 코로나19 완치자들 심층 인터뷰
“후유증으로 제대로 못 걸을 정도의 무릎 통증”
병원마다 진단도, 치료도 제각각… 6개월째 증상 그대로
전문가 “코로나19 후유증 연구 필요”
[사진설명=지난 5월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서모(23)씨가 촬영한 대구의 한 생활치료센터 내부 모습. 서씨는 우울감, 체력저하, 탈모 등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서씨 제공]

[헤럴드경제=주소현·신주희 기자] #1.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배모(49) 씨는 지금도 10분 이상 걷는 것이 버겁다. 왼쪽 무릎을 큰바늘로 깊게 찌르는 듯한 통증은 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그간 찾아다닌 병원은 제각각 다른 진단을 내놨다. 그는 결국 치료를 포기했다.

#2. 지난 4월 4일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이모(44·여) 씨는 분만통에 버금가는 통증의 두통과 근육통이 예고없이 찾아온다. 지난 5월에는 호흡곤란으로 두 번이나 응급실을 찾았다. 갑작스레 숨이 가빠지다가 이내 목을 조르는 듯한 수준까지 숨쉬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완치 판정은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완치 후에도 불쑥불쑥 찾아오는 후유증은 “이 병을 내가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하나” 하는 두려운 공포심을 안겼다. 헤럴드경제가 만난 완치자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이 크고 작은 후유증에 시달렸다. 후각이 둔해지고, 머리카락이 빠졌으며, 난청이 찾아오기도 했다. 아이의 이름을 불러놓고 할말이 생각나지 않는 등 건망증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코로나19 감염 증상보다 완치 후 후유증 때문에 더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완치자에게 코로나19는 독감처럼 앓고 털어버리는 병이 절대 아니었다.

해외에서는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전체 완치자의 3분의 1이상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주간 감염률 및 사망률 보고서’ 따르면 코로나19 완치자의 약 35%가 완치 판정 2~3주 후까지 주요 17가지 후유증 증상 중 하나 이상을 경험하기도 했다.

18일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만2783명, 이중 완치는1만9771명이다.

완치자들이 겪는 고통이 크지만 정부의 코로나 대책은 예방과 치료에 집중되고 있다. 후유증 증상 유형과 원인, 발생 기간, 회복 여부 등 코로나 후유증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하다. 몇몇 완치자들끼리 모바일 채팅방에서 후유증 과 일상을 공유하고 있지만 이들은 “치료 방법 등 정보 공유가 더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며 체계적인 완치 후 프로그램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각종 장기에 침투해 어떤 손상을 남기는지, 후유증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등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고 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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