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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택배대란 오나…전국 택배노동자, 21일부터 분류작업 전면 중단 선언
“21일 전 대책 나오면 택배분류작업 중단 철회”
민주노총이 지난 14일 택배·운송·집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과로사 방지 대책을 요구해온 전국 택배노동자들이 21일부터 택배분류작업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로젠택배 등 4대 택배사와 우체국 택배의 분류작업이 멈춰서는 만큼 추석을 앞두고 배송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은 17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택배 노동자들이 바라는 것은 과로사를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며 택배 분류작업 중단을 선언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전국 4000여명의 택배노동자는 오는 21일부터 죽지 않고 일하기 위해, 오늘만이 아니라 내일도, 모레도 배송하기 위해서 분류작업을 거부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택배노조는 “분류작업은 택배노동자들이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배송을 해야만하는 장시간 노동의 핵심적인 이유”라며 “하루 13~16시간 중 절반을 분류작업 업무에 매달리면서도 단 한푼의 임금도 받지 못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택배 물량이 늘어나고, 택배 노동자들이 과로사로 사망하는 일이 잇따르자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분류작업 한시적 인력충원’, ‘휴게시설 확충’ 등을 택배사에 권고하는 등 택배종사자 보호조치를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비대면 경제활동으로 택배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추석까지 겹쳐 업무량이 폭증하고 있다”며 택배노동자의 과로와 안전 문제 대책을 지시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올해에만 7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사로 사망했다.

택배노조는 “동료들의 죽음을 보면서 나도 이러다 쓰러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하루하루 늘어가는 택배물량을 보면서 오늘도 무사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하지만 택배사들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택배사들은 택배노동자들의 절박한 목소리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걱정스런 우려도, 언론의 냉철한 지적도, 대통령의 지시사항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벌 택배사에 마지막으로 요구한다. 택배노동자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과로사를 막을 수 있는 실효성있는 대책”이라며 분류작업 인력투입 등의 실질적인 방안을 촉구했다.

다만 택배사들이 21일 전 대책을 내놓을 경우 택배노조가 분류작업 중단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21일부터 언제까지 하겠다고 기한은 정해놓지 않았다”며 “21일 전에 택배사들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 경우 분류작업 중단이 재고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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