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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한국투자증권, 美 텍사스주립대 기숙사에 1400억원 투자
美 최대 기숙사 디벨로퍼 랜드마크와 협력
한투, 최근 1년 미 대학 기숙사에 1조 투자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글로벌 실물자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숙사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1년 한국투자증권이 미국에서 투자한 기숙사 규모만 1조원에 이른다.

16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진행된 미국 텍사스 주립 오스틴대학교(UT Austin) 인근 신축 민자기숙사 인수를 위한 입찰에서 타이거대체투자운용과 손잡고 우선협상자 지위를 따냈다. 현재 최종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중 거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자산은 멀티패밀리(임대주택)와 기숙사 자산에 특화된 미국 로컬 투자기관 링컨 벤처스(Lincoln Ventures)가 개발해 지난 7월 준공한 자산이다. 연면적은 약 1만9100㎡(5776평)로, 자산 규모는 14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현지에서 일으킨 대출을 제외하고, 약 650억원의 지분(에쿼티)을 국내 기관투자자에 재매각(셀다운)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딜에는 앞서 한국투자증권이 성사시켰던 기숙사 딜에서 매도자로 연을 맺은 미국 최대 기숙사 디벨로퍼 랜드마크 프라퍼티(Landmark Properties)가 지분의 5%를 인수하기로 했는데, 향후 임대차 관리자로서 자산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임차 기업과 길게는 수십년 장기 계약을 한 오피스 등 일반적 실물자산과 달리, 기숙사는 매년 다른 학생들과 새로운 계약을 맺고 학부모로부터 납부 보증을 받는 등 복잡한 관리 역량이 필요하다. 이번에 투자한 기숙사의 경우 학교와의 접근성이 높아 내년 7월까지는 공실률이 ‘제로’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새 학기가 다가오면 또다시 계약 갱신 등 관리 소요가 발생한다. 랜드마크에 임대차 관리를 맡기고, 나아가 공동 투자자로까지 끌어들이며 관여도를 높인 점이 기관투자자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이번 투자의 목표 수익률은 최소 7% 이상으로 전해진다. 캡레이트(자본환원율, 매입가격 대비 순임대소득 비율)는 4%대 중반에 그치지만, 연간 약 5%씩 상승하는 임대료를 토대로 안정적 배당이 가능하다. 나아가 임대료 상승률과 연동해 자산가치가 높아지면 추가 대출(리캡) 금액을 투자자에게 배당할 수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올초 진행했던 미국 내 또 다른 지역 기숙사 딜의 경우, 향후 10년 목표 내부수익률(IRR)이 9%대로 제시되기도 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1년 미국에서만 기숙사 딜 세 건을 추진하는 등 멀티패밀리(임대 주택) 섹터를 주목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미시간주립대 등 명문대학 기숙사 포트폴리오에 300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국내에서 해외 대학 기숙사에 직접 투자한 첫 사례였다. 이어 지난 3월에도 캘리포니아 UC데이비스 기숙사에 6000억원을 투자했다. 모두 학생 수 4만명이 넘는 유명 주립대학교의 기숙사로, 학교로부터의 거리가 1㎞ 미만인 신축급 자산이라 사전 임차율이 높다는 평가다.

멀티패밀리 섹터는 전통적으로 불경기에 강세를 보이는 실물자산으로 인식된다. 자가를 보유하려는 수요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기숙사는 학생들이 졸업을 미루면서 공실이 줄어들기 때문에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해외부동산 투자를 담당하는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개강 연기 등으로 기숙사 자산도 휘청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오히려 4명이 쓰던 방을 2명이 쓰기로 하는 등 학생 1인당 공급면적이 늘어나면서 공실률이 떨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최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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