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SNS에 당직사병 실명 거론하며 ‘공범’ 주장
‘극우’, ‘수구골통’ 등 당직사병 향한 온라인 공격 쇄도
‘정의연 사태’ 땐 이용수 할머니 향해 “토착왜구” 등 공격도
법조계 “전파만으로도 명예훼손 소지, 모욕죄도 가능”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 씨의 휴가 특혜 의혹을 처음 제기한 당시 당직사병 A 씨의 신원을 자신의 SNS에 공개하면서, 당직사병에 대한 ‘온라인 공세’가 심화되고 있다. 법조계에선 황 의원의 이러한 행위가 ‘명예훼손’과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14일 현재 온라인 등지에선 A씨를 비방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친여 성향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게시물을 통해 A씨를 지칭하며 ‘그냥 일베(극우성향 사이트 이용자)’, ‘단체생활에 적응을 잘…(못했다)’ 등의 내용을 주장했다. 황 의원의 페이스북에도 A씨와 관련, ‘수구골통이란 게 지인 통해 밝혀졌다’, ‘공작의 냄새가 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지난 12일 황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A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 ‘공범 세력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황 의원은 A씨의 이름을 삭제하고 ‘단독범’, ‘공범’ 등의 표현을 수정했다. 하지만 다음날 황 의원은 A씨의 얼굴과 실명이 담긴 방송 캡처 화면을 댓글로 다시 게시했다.
이후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망도 잠적도 하지 않는다’며 ‘검찰이든 법원이든 국회든, 나라가 증인으로 부르면 지금과 같이 있는 사실 그대로를 증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제보자, 폭로자에 대한 공격은 지난 5월 ‘정의연 사태’ 때도 있었다. 기자회견을 통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을 폭로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에겐 ‘토착왜구’, ‘치매’ 등의 악성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방송인 김어준(52) 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기자회견 문서도 할머니가 직접 쓴 게 아니다’란 취지로 이 할머니의 ‘배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8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해당 프로그램을 법정제제 ‘주의’ 의견으로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황 의원의 이러한 행동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형법상 모욕죄’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강신업 변호사(법무법인 하나·전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을 적시하든 허위사실을 적시하든 ‘단독범이 아니다’ 등 범인으로 몰고 실명과 얼굴을 공개한 것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저촉 여지가 충분하다”며 “열 사람, 스무 사람이 얘기했더라도 이야기를 옮긴 ‘전파’만으로도 명예훼손죄는 성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민영 변호사(법무법인 예현)도 “공범이 있다는 식으로 범인으로 몰아갔고, 잠수를 탔다는 등 발언은 모욕이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A씨가 공익신고를 하지 않아 ‘공익신고자’라는 지위를 갖기 전이라면, 황 의원의 행위가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강 변호사는 “A씨가 언론에만 알리고 수사기관이나 진정기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공익신고자의 지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A씨는 수사기관이나 조사기관 등에 정식 신고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