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통해 아들 특혜 의혹 불거진 후 첫 사과표명
통역병 청탁 의혹 등 구체적 해명은 없어, “미흡” 평가
“‘문제없다’ 메시지, 검찰 수사에 영향 줄 수 있어”
권익위 이해충돌 여부 판단 유보에 비판도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아들의 군 생활 특혜 논란과 관련해 처음으로 SNS를 통해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해명은 내놓지 않으면서 의혹을 해소하기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절차를 어길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강조하면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추 장관이 지난 1월 2일 임기를 시작한 이후 257일째인 14일까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수는 총 84개다. 3일에 한 번 게시물을 올린 셈이다. 추 장관은 현안이나 정책 등에 대한 의견을 밝힐 필요가 있을 때 페이스북을 활용해왔다. 때문에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도 휴가 미복귀 의혹으로 불거진 아들의 군 생활 특혜 논란이 커진 후 첫 공식 사과 표명으로 풀이됐다.
추 장관은 전날 “검찰개혁 과제에 흔들림없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저의 운명적 책무라 생각한다”며 일각에서 거론한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박상기, 조국 전 장관에 이어 문재인 정부 세 번째 법무부장관으로서 자신의 역할이 ‘검찰개혁’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고 썼다. 다만 아들 관련 의혹과 관련해선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면서도 자대 배치 및 통역병 청탁 의혹, 휴가 연장 관련 보좌관의 부대 전화 의혹 등에 대해선 구체적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판사 출신 이현곤 새올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하고서 답을 해야지 아무 해명이 없지 않느냐”며 “충분한 사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히려 추 장관의 글이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사과 표명이긴 했지만 “저는 검은 것을 희다고 말해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강조하는 등 ‘잘못이 없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점에서 검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핵심 쟁점에 대한 해명이 없는데 사과라고 볼 수 있겠나. 아픈 부분은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며 “추 장관 취임 후 검찰 인사를 보면 횡포 수준에 가깝다고 본다. 인사에 따른 결과를 검찰 내부에서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팀으로서는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추 장관이 검찰청법상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장관인 만큼 공직자 이해충돌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국민권익위원회는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며 판단을 유보하는 상황이다. 앞서 박은정 전 위원장 재임 시절 권익위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의혹이 불거져 검찰이 수사 중이던 지난해 10월, 조 전 장관의 업무수행과 검찰의 수사 사이에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사실관계를 판단하기 위한 게 수사이고 그 과정에서 이해충돌 여부를 따져보는 것 아니냐”며 “수사 끝나고 나서 하면 뒷북인데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최근 검찰 정기인사를 통해 추 장관에 우호적인 인사로 평가받는 김관정 검사장을 이번 사건 담당 검찰청인 서울동부지검 검사장에 보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