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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하,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내 안의 것들, 글로 썼어요”
장기하 [두루두루아티스트컴퍼니·문학동네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스물 한 살 이후로 음악 말고는 별로 하고 싶은게 없었다”던 장기하가 새로운 도전을 했다. 사실 ‘도전’은 아닐지도 모른다. 일상의 모든 것을 주제로 독특한 가사로 우리말의 맛을 살린 노래를 불러왔다.

장기하는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펴내며 진행된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이 내 안에 쌓였다는 ‘신호’를 받고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월 10년간 활동해온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활동을 마치고 1년간 집필 기간을 가졌다. 하루 안에서 마주하는 일들을 포착해 자기만의 생각을 확장해갔다. 장기하의 글은 그의 음악과도 닮았다. 과장이나 기교는 없다. 담담하고, 솔직하다.

“나 자신을 괴롭히는 생각 중에서 이렇든 저렇든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데 나를 괴롭히는 것들에 대해 써보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죠.”

장기하와 얼굴들 당시에도 직접 작사가로 참여했지만, 책을 내기 위한 글을 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장기하는 “노래를 만드는 것은 어느정도 익숙하지만, 글을 쓰려다 보니 굉장히 막막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장기하는 밴드 해체 후 책을 쓰기 전까지 “그냥 놀았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곡을 하나도 쓰지 않았다.

산문집에서 그는 일 년 만에 음악 작업을 했을 때 “나의 실력이 대단치 않다는 것은 오히려 다행”이라며 스스로의 음악적 한계를 바라봤다. 현재는 솔로 앨범 준비에도 한창이다. 하지만 아직 완성된 곡은 없다고 한다. 그는 “올해 말까지 앨범을 내고 공연을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지키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앨범의 대략적인 접근법에 대해선 생각이 정리됐어요. 핵심적인 정체성은 저의 ‘말’이라 생각해요. 그건 계속 고수를 해야 할 것 같고, 그 외에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만들려고요.”

산문집을 계기로 글쓰기에도 재미를 붙였다. 그는 앞으로도 또 다른 책을 내보고 싶다고 했다. 물론 당분간은 앨범 작업에 전념할 생각이다.

“음악이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책을 쓰는 건 나를 위로하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어요. 좀 더 본격적이고 체계적으로요. 고민이나 걱정을 써놓고 들여다보면서 얼마나 이게 내 행복에 도움이 되는가 생각도 하게 됐어요.”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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