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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킹은 어렵고 골퍼는 많다?" 코로나특수에 신난 골프장들 '그린피 인상 러시'
레저산업硏 "대중골프장 입장료 2018년 이후 14.9% 인상"
캐디피 15만원-카트피 12만원도…골퍼들 '해도 너무하다'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수요보다 공급이 달리면 값이 오르는건 자본주의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라는 '예측불가능한 비극'이 호재로 작용한 유일한 업종이라 할 수 있는 '골프장'들의 각종 요금 인상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지적이 높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10일 발표한 '코로나 사태 이후의 골프장 이용료 현황'자료에 따르면, 대중골프장의 주중 그린피는 14만1000원으로 2018년 이후 14.9%나 급등했고 토요일 그린피도 9.4% 인상한 반면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주중 요금은 5.6%, 토요일은 5.0%로 대중제 입장료 상승률보다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상관없음.

코로나19사태가 골프장의 유례없는 호황으로 이어진 것은 여행·항공·호텔업계가 사실상 개점휴업되면서 생긴 반사이익으로 볼 수 있다. 종교행사, 카페, 대규모 집합행사 등이 제한되고, 당연히 해외여행까지 불가능한 상황에서 골프는 그나마 3,4인이 안전하게 여가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런 상황이 되다보니 골프장들은 그린피를 인상하고, 또 풀부킹으로 인해 업무가 힘들다며 캐디들의 불만이 늘자 캐디피도 올리며 골퍼들을 짓누르고 있다. 초보 골퍼에게 캐디가 라운드때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근본적으로 카트 의무사용이나 캐디 의무선택은 골프장이 팀을 많이 받기 위한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낸 시스템이다. 그 비용을 고스란히 골퍼들에게 전가하는 것도 오래 전부터 지적되고 있지만 골프장들은 끄덕도 하지 않는다.

수익을 내는 것이 최고의 덕목인 골프장이 대목(?)을 맞아 돈을 버는 행위가 경제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사회적 책임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코로나만 끝나면 국내 골프장은 다시는 안간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골퍼들도 제법 많다.

특히 대중제 골프장들의 그린피 인상조치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골프의 대중화라는 목적을 위해 세금을 대폭 감면해준 대중골프장의 입장료 상승률이, 중과세율을 적용받는 회원제보다 훨씬 높다면 대중골프장의 존재이유가 사라지는 셈이다.

국내골프장 입장료 상승률 추이/한국레저산업연구소 제공

지역별로는 강원권 대중골프장 입장료가 가장 많이 올랐다.

강원권 대중골프장 주중 입장료는 15만 4000원으로 2018년 이후 21.1% 올랐고 토요일 입장료도 12.8% 상승했다. 이처럼 상승률이 높은 것은 부킹난이 가중되면서 수도권 골퍼들이 많이 몰리고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골프장들이 입장료를 인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충청권 대중골프장 주중 입장료가 14만 3000원으로 2018년보다 20.8% 올라 상승률이 두번째로 높았다. 이는 수도권 골퍼들이 상대적으로 값싸고 부킹이 잘되는 충청권 골프장을 많이 찾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영남권 대중골프장 주중 입장료는 2018년보다 5.7% 올라 상승률이 가장 낮았는데, 이는 최근 들어 대중골프장들이 많이 개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원제와 대중골프장의 입장료 차액이 많이 줄어들었다.

2011년의 입장료 차액은 주중 5만 1700원, 토요일 4만 9300원에 달했으나 올해에는 각각 3만 8700원, 3만 6700원으로 2011년보다 각각 주중 28.9%, 토요일 21.5%씩 줄어들었다. 이는 대중골프장들이 회원제보다 입장료를 많이 올렸기 때문이다.

골퍼들의 원성을 많이 사고 있는 카트피도 많이 올랐다.

대중골프장의 팀당 카트피는 2018년 이후 7.0%, 회원제는 6.7% 인상되었다. 팀당 카트피가 9만원 이상인 회원제 골프장이 71.5%, 대중제가 56.1%에 달하고 있다. 팀당 카트피가 무려 12만원인 곳도 곤지암, 제이드팰리스CC 등 7개소에 이른다.

캐디피 역시 인상되었다.

대중제·회원제의 팀당 캐디피는 2018년 이후 각각 6.4%씩 인상되었다. 특히 올해 들어서 팀당 캐디피가 13만원으로 대부분 올랐고 심지어 15만원짜리도 고급골프장을 중심으로 5개소나 된다. 게다가 내년 중반부터 시행될 캐디의 고용보험 의무 가입을 핑계로 팀당 캐디피가 추가로 1만~2만원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이를 계기로 마샬캐디, 노캐디 등의 캐디선택제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골프를 치는데 들어가는 대중 골프장의 주중 이용료(입장료+캐디피+카트피)가 19만 4000원으로 2년전보다 무려 12.5%, 토요일은 24만 2000원으로 8.8%씩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천범 소장은 “회원제보다 세금을 훨씬 덜 내는 대중골프장의 입장료 인상이 더 가파른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골프대중화에 앞장서야 하는 대중골프장의 무분별한 입장료 인상은 골프대중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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