豪 언론인 체포·강제퇴거, 美 언론 기자증 갱신 지연 문제 등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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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격화되고 있는 중국과 서방 세계 국가간의 경제·외교·군사 분야에서의 갈등이 언론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서방 세계에서 중국이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다는 각종 증거를 들어 지적하자 중국 당국이 ‘거짓’이라고 강력 반발하며 갈등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중국이 17명에 이르는 외국인 기자들에대해 강제 출국 조치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공산당은 그동안 대체로 외신 기자들의 존재를 용인해왔다”며 “서방 세계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 공산당의 정책이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코노미스트는 서방 세계 언론인 중에서도 외국 국적의 화교 기자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대우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달 초 중국 북부 네이멍구자치구에서 벌어진 시위를 취재하던 미국 로스엔젤레스(LA)타임스 소속 중국계 미국인 특파원은 4시간이 넘도록 중국 당국에 의해 억류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 관리들은 해당 여성 기자의 목을 움켜쥔 채 감옥에 밀어넣고, 미국 대사관에 연락을 취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이후 네이멍구 후허하오터시 당국은 이 같은 사실을 강력 부인하기도 했다.
서방 세계 소속 언론인에 대한 중국 당국의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것은 구체적인 사례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중국과 호주 간의 외교 분쟁의 여파로 중국에 상주하는 호주 기자가 모두 철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7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 근무하던 호주 기자 두 명은 중국 국가안전부의 소환 통보 및 출국 금지 통보를 받은 뒤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중국 주재 호주 공관으로 피신했다가 중국에서 빠져나갔다.
앞서 지난달 14일엔 중국 국영 CCTV의 영어방송 채널인 CGTN의 앵커로 활동 중이던 중국계 호주인 청레이(成蕾)가 갑자기 체포돼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일부 미국 취재진의 기자증 갱신을 중국 당국이 지연시키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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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신기자협회는 성명을 통해 “월스트리트저널, CNN, 블룸버그 등 최소 4개 매체 소속 기자 5명의 기자증이 갱신되지 않았다”며 “조만간 더 많은 기자가 같은 상황에 처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미국이 먼저 중국 취재진에 대해 부당한 대우를 하고 있다면서 반박했다.
이어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수년간 외신의 언론의 자유를 억압해 왔다는 미국 당국의 지적에 대해 “미국 당국의 주장은 완전히 날조된 것이고, 전형적으로 남을 현혹하는 행위”라며 “미국이 지적하는 문제는 근본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중국 기자 비자 거부)에 맞서 이뤄진 반격 조치 외에 중국 주재 미국 언론 중 어느 곳도 언론의 자유를 침해받은 적이 없다”며 “중·미간 언론 영역에서 일어난 갈등의 원인은 미국에서 시작한 것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