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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종료? 재연장?…고민에 빠진 정부
9일째 100명대…두 자릿 수로 내려가지 않아
산발적 감염 계속, 감염경로 모르는 환자 23%
완화 이르다는 의견있지만 정부는 경제 상황도 고려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55명을 기록한 10일 오전 서울 노원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9일째 100명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정부는 수도권에 내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재연장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곳곳에서 산발적인 감염 사례가 지속되고 있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도 23%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섣불리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할 경우 추석을 기점으로 또 다시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강화된 거리두기 방침을 계속 연장하는 것에도 부담을 갖고 있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7일 441명을 기록한 이후 차츰 감소하면서 이달 3일(195명)부터 9일 연속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신규 확진자 수는 두 자릿 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애초 ‘100명 이하’를 목표로 삼고 수도권에 한해 방역 수위를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로 높였다.

하지만 9∼10일 이틀 연속 신규 확진자 수가 150여명 정도로 집계됐고, 11일 신규 확진자가 176명으로 다시 증가하는 등 기대했던 만큼의 방역 효과는 아직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다.

방대본은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확실하게 떨어지지 않는 주요 원인으로 전국에 산재해 있는 무증상·경증환자, 이들로 인한 중소 규모 집단감염을 꼽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에서는 인천 지역을 제외하고는 서울과 경기에서는 새로운 집단감염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전날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만 총 17명이 확진됐고, 서울 종로구청 소속 공원녹지관리업무 기간제 근로자 중에서도 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경기 부천 방문판매업 관련 사례에서는 총 11명이, 성남시 보경섬유-고시원과 관련해서는 총 8명이 각각 확진됐다. 더구나 최근 2주간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 비율은 22.9%로 나타났다.

이처럼 곳곳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수도권 2.5단계 거리두기 수위 조정을 앞둔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5단계 조치를 예정대로 오는 13일 종료하자니 확산세가 다시 거세질 수 있는 상황이 걱정되고, 재연장하자니 안 그래도 힘든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의 피해가 더 커지는 게 부담이다.

의료계에서는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할 경우 다시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 감염자들이 추석 명절 대이동을 통해 감염 취약 계층인 농촌 고령자들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하게 된다면 중증 환자에서 사망자 증가까지 연쇄적으로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3일 이후 신규 확진자가 8일째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떨어지면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고 거리두기 단계 결정 시 주된 고려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5단계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 애매한 상황이 있다”며 “확진자 추이, 집단감염 발병 양상, 감염병 재생산지수, 원인불명 사례 등이 시일에 따라 변화하고 있어 추세를 좀 더 지켜보면서 최종적인 판단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와 관련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11일 “하루 이틀 상황을 조금 더 보면서 전문가 의견까지 충분히 듣고 앞으로의 방역 조치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그러면서 “방역을 위해 기꺼이 희생을 감내하는 수많은 국민들을 생각하면 하루 속히 제한을 풀어야겠지만, 성급한 완화 조치가 재확산으로 이어져 국민들이 더 큰 고통을 당하진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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