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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도·강’ 패닉바잉 ‘멈칫’…전세불안 ‘지속’
‘사전청약’ 6만호 시장 영향은
중저가 매매수요 흡수 가능성
매매시장 안정화엔 제한적 효과
입주까지 임대시장 수요로 남아
전세부족 심화 땐 시장불안 요인
정부가 8일 수도권 37만호를 2022년 까지 공급하는 계획안을 내놓았다. 사진은 내년 교통계획 수립 후 사전청약에 들어갈 태릉CC 부근. [헤럴드경제DB]

정부가 내년부터 수도권 37만호의 사전청약을 순차적으로 실시한다. 불안감에 집을 사는 3040세대의 ‘패닉바잉(공황매수)’를 진정시킬 ‘조기공급’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8·4 공급대책의 후속으로 내놓은 이번 공급 계획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고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공급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무주택·생애 첫 주택 수요자의 불안 심리를 누그러뜨릴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본 청약에 앞서 1~2년 먼저 청약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입주까지 기간을 감안해 임대차 시장 수요 증가에 따른 전세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 외곽 중저가 주택 시장 안정 효과=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중저가 아파트 매수를 노리는 수요자들에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은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0억원으로 추산될 만큼 주택가격이 올랐고, 외곽지역도 빠르게 따라서 오르는 중이다. 특히 노·도·강(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의 상승세가 은평구와 성북구, 금천구를 비롯해 경기도권까지 번지며 이들 지역 인기 단지는 9억원 고가 아파트 기준선에 거래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01% 오르며 진정세를 나타냈는데 은평구가 0.03%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경기도는 0.11%에 달한다.

이들 지역 아파트를 노리던 중저가 실수요자들이 살 수 있는 주택이 점점 줄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시세보다 저렴한 3기신도시 주요 물량이 공급된다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사전 청약은 주택 조기 공급 효과가 있어, 경기도권까지 번진 중저가 주택 시장 상승세의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신혼부부나 생애 첫 주택에 혜택을 줘 청약 가점으로 승부를 볼 수 없는 30대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부합산 연소득 제한에 걸리는 대기업 맞벌이 수요 혹은 서울의 고가 주택 수요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설명했다. 가격 안정 요인이 고가냐, 중저가냐에 따라 달리 움직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되는 요인은 맞으나, 도심에 직장을 둔 맞벌이 부부가 사전청약에 나설 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올 들어 8~9% 오른 남양주, 하남 인근 수요 흡수할까= 남양주와 하남 등 이미 값이 오른 지역에서 공급하는 데 따른 기대도 있다. 정부는 이들 3기 신도시에서 연말부터 보상에 착수해 내년 하반기부터 사전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들어 남양주 아파트 매매가는 7.89%, 하남은 8.81% 상승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명박 정부 때 사전청약을 일부 시행한 바 있는데, 당시 예상보다 시장 관심이 컸다”면서 “인플레이션 헷징(hedging, 위험회피) 차원에서 주택 매수에 나선 수요들이 태릉이나 하남 등 입주요건이 양호하고 분상제로 시세 대비 저렴한 물량이 나오면 불안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9억원 이상 고가 시장은 7월 보다는 8월 숨고르는 분위기인 반면, 호단가가 5억~6억원 대 중저가엔 실수요자들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면서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이 주택 수요층에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정부 계획이 얼마나 지연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는 공급안 발표 이후 나온 교통 문제 등 인프라 확충에 대한 지적을 담아, 교통개선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당장 사전청약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태릉CC의 경우 내년 상반기 교통대책 수립 후 구체적인 발표를 약속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광역교통개선대책(하남,과천), 연내 교통대책 확정(남양주 등)에 대한 언급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3기 신도시의 교통수요에 맞춰 제때 완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최소 5년 입주 대기, 전세 ‘불안’ 불가피= 상승세가 가파른 임대차시장도 남은 과제다. 사전 청약은 본 청약보다 1~2년이 앞서고, 본 청약 후 건설기간을 감안하면 최소 5년여는 입주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이들이 임대차 시장 수요로 머물 수 밖에 없다.

시장에선 특히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적고, 분양 시장 선호도가 올라가면서 임대차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본다.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1011만원으로 처음으로 5억원을 넘겼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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