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7일만에 100명대로 떨어졌다. 최근의 폭발적인 확산세는 일단 막은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에 확진된 뒤 상태가 위중하거나 중증 이상일 정도로 상태가 나빠지는 환자들이 연일 20~30명씩 늘고 있는데다, 예상치 못한 감염경로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코로나 재확산은 이번주가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폭발적 증가세 막았지만…“이번주가 안정세 전환 중요한 시기”=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3일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195명으로, 100명대로 감소한 것은 지난 8월 17일(197명) 이후 17일만이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일단 폭발적인 증가세는 일단 꺽인 것으로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 국내 신규 확진자는 지난 8월 27일 441명까지 증가한 후 8월 28일부터 9월 3일까지 '371→323→299→248→235→267→195명' 순으로 지난 2일 하루만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을뿐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지역발생 2주간 일평균 확진자도 295.07명으로 지난 8월 30일 300.86명으로 올라선 이후 5일 만에 300명 아래로 떨어졌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우려했던 폭발적 확산세는 다소 꺾였지만 세 자릿수 이상의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는 코로나19가 큰 폭으로 확산할지 혹은 안정세로 전환할지를 가를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감염경로’ 악재 대비해야=방역당국은 아파트, 실내운동시설, 음악학원, 봉사단, 모임 등 예상치 못한 곳을 중심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데다 감염경로 불분명 비율마저 연일 높아지는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방역당국의 접촉자 추적 및 조사가 감염 확산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지역사회 내 무증상·경증환자에 의한 ‘n차 감염’, ‘조용한 전파’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유행 규모가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조금 더 급속하게 감소 추세로 꺾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감염경로 불명으로 역학조사가 진행된 사례 등이 지속하고 있어 아주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는 보고 있지는 않다”며 “상당수 증감을 반복하면서 감소 추세로 갈 것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중·중증환자 16일간 14배 급증…"60대 이상 각별히 주의"=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는 정점에 비해 한풀 꺾인 분위기지만 중환자와 사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위중·중증 환자는 전날 보다 31명 늘어난 154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위중·중증환자를 18일부터 일별로 보면 9명→12명→12명→18명→24명→29명→31명→37명→42명→46명→58명→64명→70명→79명→104명→124명 등으로 16일만에 17배 가까이 급증했다.
위중·중증환자 증가세와 맞물려 사망자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누적 사망자는 329명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최근 2주간 발생한 사망자만 20명이다. 여기에는 사망 후 확진된 사례도 포함돼 있다. 발표일 기준으로 지난달 29일에는 하루 새 5명의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위중·중증환자와 사망자의 연령대를 보면 60대 이상 비율이 각각 84.7%(124명 중 105명), 93.3%(326명 중 304명)로 높은 편인데, 최근 발생하는 신규 확진자들의 연령대가 이전보다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2주간 발생한 사망자 20명도 모두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정 본부장은 “확진 시에 중증으로 이어지거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군인 60대 이상의 고령층 및 기저질환(지병)자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