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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M] 獨 “‘푸틴 정적’ 나발니, ‘노비촉’에 공격 당해”…美 NSC·EU “규탄”
독일군 연구소에서 검사…지난달 베를린 병원도 독극물 중독징후 언급
독 외무부, 러 대사 초치…독 국방 “화학전 요원 관여됐을것”
EU 집행위원장 “비열한 사건”…러 “협력 준비돼 있지만 자료 못받아”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알렉세이 나발니.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독일 정부가 혼수상태에 빠진 뒤 독일로 이송된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Novichok)’에 공격당했다고 밝혔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2일 성명에서 독일 연방군 연구소의 검사 결과, 나발니에게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된 것으로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나발니가 신경작용제 공격의 희생양이 된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며 비판했다.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기내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나발니가 탑승한 항공기는 시베리아 옴스크에 비상 착륙했고 그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다.

나발니 측은 독극물에 중독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나발니는 독일의 시민단체가 보낸 항공편을 통해 지난달 22일 베를린에 도착해 샤리테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샤리테병원은 지난달 24일 나발니가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 물질에 중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는 살충제뿐만 아니라 노비촉, 사린가스, VX 같은 화학무기에도 사용된다.

이에 대해 러시아 측은 독성 물질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반박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발표와 관련해 나발니를 “독극물을 사용한 살인미수의 희생자”라며 “러시아 정부만이 답할 수 있고, 반드시 답해야 할 매우 심각한 질문이 있다”고 말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주독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사건이 철저하고 투명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에 대해 “충격적”이라며 화학전 요원이 관여돼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일(현지시간) 알렉세이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Novichok)’에 공격당했다는 검사 결과 내용을 바탕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이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 문제에 대해 독일과 정보 교환 및 완전한 협력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반응했다고 러시아 RIA 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페스코프 대변인은 나발니에 대한 검진 결과를 공유해달라는 요청에 독일 병원이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독일이 러시아에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독일 정부는 이번 검사 결과를 EU 회원국들에도 전달했고, EU 차원에서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도록 논의할 예정이다.

독일 측 발표 후 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비열하고 비겁한 사건”이라고 비판했고, 영국의 맷 행콕 보건장관은 “우린 독일이 조사를 돕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존 울리엇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성명에서 “미국은 오늘 발표된 결과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전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규탄했다.

노비촉은 냉전 말기 소련이 개발한 신경작용제로 서방 무기 전문가들은 러시아에서만 제조돼온 것으로 보고 있다.

노비촉은 2018년 초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미수 사건에 사용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일반인에게도 많이 알려졌다.

영국 솔즈베리의 쇼핑몰에서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야가 노비촉 중독 중세로 쓰러졌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하고, 러시아를 상대로 경제제재 조치를 취했다. 러시아는 관련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왔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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