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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발니 이어 反푸틴 블로거, 자택 앞 피습
유튜브 구독자 22만6000명…러시아 경찰, 조사 착수
반 푸틴 운동가인 예고르 주코프가 러시아 모스크바 자택 앞에서 괴한들에 의해 공격받아 얼굴 등에 큰 상처를 입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자 야권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의문의 독극물에 중독된데 이어 푸틴의 비판 세력인 러시아의 유명 블로거 예고르 주코프가 모스크바 자택 인근에서 습격을 당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 푸틴 세력에 대한 정치테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주코프는 전날 자신의 아파트 근처에서 기다리던 괴한 2명에게 얼굴과 머리를 폭행당했다. 괴한들은 스쿠터를 타고 달아났다.

이번 피습은 푸틴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가 지난달 20일 항공편으로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살 시도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지 수주 만에 일어났다.

나발니는 이후 베를린 샤리테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혼수상태이지만,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의료진은 나발니가 화학적 신경작용제와 살충제 등에 사용되는 콜린에스트라아제 억제제 물질에 의한 독극물 중독 증상을 보이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피습은 활동가와 블로거, 언론인들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탄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주코프에 대한 피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7월 말 집 근처에서 기습공격 시도를 당했지만, 다치지 않고 도망쳤다고 밝혔다.

주코프의 언론담당 비서인 스타니슬라브 토포르코프는 이날 “주코프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귀가를 허락받았다”면서 “부모와 함께 자택에서 지내며 회복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기공명영상(MRI) 상으로는 심각한 뇌 손상이나 뇌출혈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을 자주 비판하는 자유주의자인 주코프는 지난해 7월 모스크바에서 야권세력을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 개최를 도운 혐의로 체포돼 한 달간 감옥생활을 했다. 당시 경찰은 1300명 이상을 체포했고, 이들 중 일부는 4~5년의 징역형에 처했다.

주코프는 블로그와 관련한 극단주의 혐의로 3년 집행유예를 받았고, 블로그 활동을 금지당했다. 하지만, 그는 블로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코프에 대한 박해는 추종자만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WP는 꼬집었다. 주코프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년 전 10만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22만6000명으로 늘어났고, 조회 수는 1700만회에 달한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주코프는 경찰에서 “나는 재산피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얼굴이 찢어졌고, 기분이 아주 안 좋다”면서 “공격자들은 나를 심각하게 해치려고 시도했고, 이를 위해 바닥에 쓰러진 뒤에도 머리를 여러 차례 때렸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주코프와 나발니 사태는)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다”면서 “우리는 누가 주코프를 왜 두들겨 팼는지 모르지만 조사하고 있으며, 책임자들은 법에 따라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네기 모스크바센터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선임연구위원은 “주코프는 석사과정 입학을 거부당하더니 이제 두들겨 맞았다”면서 “푸틴 정부는 구제 불능이고 절망적이다. 크렘린궁은 불량배”라고 지적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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