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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읽는 신간]‘아파트공화국’의 실체, ‘부동산 약탈 국가’외

▶부동산 약탈 국가(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나는 현대에 살고, 너는 삼성에 사는 나라’. 사는 곳이 곧 정체성을 보여준다는 대한민국 ‘아파트공화국’의 현주소다.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해온 저자는 책에서 지난 50여 년 동안 역대 정권들이 부동산을 통해 서민을 ‘합법적으로 약탈’해왔다고 주장한다. 한국 정치판과 고위공직자는 약탈체제의 수혜자들로 지목된다. 특히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은 무능의 소치라며, 결과적으로 불로소득을 장려하는 정책이 됐다고 질타했다. 부동산 정책에 관한 한 한국의 진보는 ‘수구세력’ 노릇을 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바로 부동산 약탈체제의 수혜자이기 때문이란 것. 저자는 60년대부터 ‘아파트공화국’ 만들기가 어떻게 이뤄져 왔는지, 참담한 현실을 보여준다. 1969년 5월, 서울시는 판자촌과 도시 빈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 광주에 빈민들을 강제 이주시켰는데, 그 수가 14만 5000여명으로 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굶주림에 직면해야했다.1963년부터 65년 사이에는 후암동, 대방동, 이촌동 등지 철거민들을 갈대밭에 버렸는데, 그곳이 바로 목동이다. 이곳에 뿌리를 내린 빈민들은 1983년 4월12일 신시가지 조성이란 날벼락을 맞는다. 아파트공화국은 그렇게 건설됐고, 부동산가격 폭등을 통해 무주택자들의 지갑을 터는 ‘부동산 약탈 체제’를 공고히했다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반상회의 아파트가격 담합, 재개발 동맹, 땅값의 비밀, 로또 아파트의 배신 등 현 부동산 광풍을 모두 아울렀다.

▶죽음의 모범(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아돌프 비오이 카사레스 지음, 이경민 외 옮김, 민음사)=20세기 포스트모더니즘 문학논쟁을 촉발시킨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 보르헤스와 환상소설의 대가 카사레스. 라틴 아메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두 작가가 가명의 소설가인 부스토스 도메크를 내세워 만들어낸 공동 가명 단편소설 모음집. 새로운 형태의 문학실험으로 평가되는 이 소설집은 풍자와 아이러니, 추리소설적 기법을 차용, 둘을 닮은 듯 닮지않은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준다.1부 ‘이시드로 파로디에게 주어진 여섯 가지 사건’은 억울한 살인누명을 썼다며 범인을 가려 달라는 사건을 맡아 탁월한 기지와 놀라운 추리력으로 범인을 밝혀가는 이야기로, 기상천외한 경험들이 등장한다. ‘두 가지 놀라운 환상’은 기존에 신성함과 성스러움으로 여겨지던 대상이 그로테스크한 괴물로 밝혀지는 이야기. ‘부스토스 도메크의 연대기’는 당대 사회와 문화에 대한 비판의식을 담은 통렬한 풍자가 가득하며, 표제작 ‘죽음의 모범’은 권력과 이권을 둘러싸고 세 등장인물이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를 탐정소설처럼 그린다. 난해한 글쓰기로 유명한 보르헤스의 글을 카사레스가 대중적인 추리소설 기법으로 풀어쓴 듯한 글쓰기가 흥미롭다.

▶1일1강 논어강독(박재희 지음,김영사)=고전 대중화에 앞장서온 박재희 교수의 새로운 동양고전강독 프로젝트의 첫 권. 논어 원전의 탄탄한 번역, 명쾌한 현대적 해설로 시공을 넘어선 지혜의 세계로 이끈다. 논어를 해체, 주제별로 완전히 새롭게 편집하고,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게 특징이다. 첫 번째 주제인 ‘학습’의 경우, 학습에 대한 공자의 말을 모아, 공자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명료화했다. 공자는 단순히 지식의 축적으로서의 학습이 아닌 실천적 의미를 강조했다. 실천이 없는 배움은 의미가 없다고 봤다. 이어 매일의 ‘성찰’, 덕으로 맺는 ‘관계’, 이기심을 버리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사랑’, 내면과 형식이 조화로운 ‘군자’ 등 논어를 관통하는 주제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책은 하루에 한 구절씩 읽고 실천할 수 있도록 압축구성했다. 원문과 번역문, 해설을 달고 논어로 한문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독음을 달았다. 고어나 어려운 한자의 경우 용법과 뜻풀이를 함께 제시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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