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규 확진자 일주일간 총 1576명
전문가들, “지금보다 강화된 방역조치 필요해”
丁총리, “현재 3단계 요건 해당 안 돼”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다시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관련된 전국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n차 집단감염의 고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어 지난 15일 전국 각지에서 참여자들이 모인 서울 광화문 대규모 집회에서도 집단감염이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전국 확산’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상향 조치 등 더욱 강화된 방역 조치의 필요성에 입을 모았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간 총 1576명으로, 지속적으로 세 자릿수(103명→166명→279명→197명→246명→297명→288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135명 ▷경기 85명 ▷부산 15명 ▷인천 10명▷대전 8명 등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치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강화 조건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최대 집단 감염 뇌관으로 지목되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도 전날 정오 기준 총 623명으로, 이 중 35명은 비수도권에서 나왔다. 지역별로는 ▷충남 12명 ▷강원·경북 각 5명 ▷전북 4명 ▷부산 3명 ▷대구·대전 각 2명 ▷충북·전남 각 1명 순으로 전국적인 감염 확산 추세가 보이고 있다.
문제는 해당 교회와 관련한 확진자의 역학조사 비협조로 비수도권 확진자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단 점이다. 방역당국이 확진자의 접촉자와 동선을 한정할 수 없으면 역학조사를 통한 ‘n차 감염 고리’ 차단이 그만큼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 교회과 관련한 확진자 389명은 연락두절 상태거나 본인이 해당 교인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등 검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외 신원이 파악되지 않는 이도 600여 명으로, 서울시와 경찰은 현재 함께 신원 확인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지난 15일 광화문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전국 각지에서 다수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국 확산 가능성 역시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진입 등 현행 방역조치의 강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9월에 날씨가 쌀쌀해지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할 거라고 예측했지만, 7월말 8월초 역시 휴가철과 경각심이 떨어지면서 대비를 철저히 했어야 했다”며 “지금 방역 조치들이 빠르게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발휘되지 않으면 9월에 예상했던 큰 유행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에서 20~30명, 50명까지 확진자가 나왔을 때도 과감하게 방역을 하지 않고 경제 살리기에 방점을 뒀었지만, 지금은 일평균 1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미 정한 기준이 있다면 3단계로 올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최소한 지금부터 확산되는 게 2주 동안 계속 n차 감염이 될 거고, 지금부터 모든 사람들이 셧다운을 시작하면 2주 이후부터 감소가 시작되니 최소한 3~4주가 지나야 효과가 나타난다”며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2단계로는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랑제일교회 근처 입시학원에서도 18명의 확진자가 나온 건 교회와 상관없이도 완전히 지역사회에 퍼져있다는 것”이라며 “확진자 수는 지금 나오는 이 수치가 아니고 최소 10배에서 100배까지 더 나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일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으나 현재 상황은 3단계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지금은 3단계로 격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확산세를 저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