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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북구민들 “구청이 안일·늑장 대처” 분통
성북구 확진자 수 17일 0시 기준 132명 자치구 2위
14일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장위동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해 예배당 출입 통제 조치를 점검하고 있다. [성북구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 성북구(구청장 이승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 발생으로 급증하자 구민들은 구청의 안일한 대응을 잇따라 질타하고 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 날 0시 기준 성북구 확진자 수는 모두 132명으로 집계돼, 서울 25개 자치구 중 관악구(156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장위동에 있는 사랑제일교회에서 집단감염이 폭증한 탓이다. 이 교회에선 교인 등 315명이 확진됐고, 이 중 209명이 서울 거주자다. 이 날 서울 지역 신규 확진자 90명 가운데 58명이 이 교회 관련 감염으로 분류됐다.

이처럼 성북구에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성북구청 홈페이지 시계는 지난 15일에 멈춰있다. 구청의 긴급공지란에는 14일 기준 60~68번째 확진자 발생 상황까지만 올라 와 있다. 은평구, 양천구 등 일부 자치구가 서울시 발표 기준(당일 0시) 이후라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보도자료 형식으로 신속히 알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구청 홈페이지에는 구청의 늑장 대처와 답답함을 호소하는 주민 글이 속속 올라와 있다.

한 성북 구민이 공개한 사랑제일교회 측이 보낸 문자. 이 구민은 정작 성북구청으로부터는 어떠한 안내 문자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 구민은 ‘구청장에 바란다’에 글을 올려 사랑제일교회에 다니는 딸이 12일에 성북구청이 아닌 사랑제일교회로부터 코로나 확진 발생사실을 통보받고 보건소 검사요청에 협조하라는 문자를 받았다며 보건소 실책이 일을 키웠다는 의견을 폈다. 교회 확진자와 한 공간에 머물렀던 딸이 두려움에 13일에 성북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받기를 희망했지만, 보건소 측이 관련 내용을 듣고도 “역학관계를 조사해 검사가 필요하면 연락할 것”이라고 돌려보냈다고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딸에게는 “12일 사랑제일교회에서 문자가 온 이후로 성북구청에선 아무런 안전 안내문자가 없었고 14일에서야 중대본에서 사랑제일교회 교인은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안내 문자가 왔다”고 이 주민은 주장했다. 그의 딸은 성북보건소의 조언에 따라 사랑제일교회를 언급하지 않고 의심 증상이 있다고 얘기해 검사받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이 주민은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방역수칙을 어기고 모임을 가진 것이 가장 큰 문제이긴 하나 현재처럼 확산되는 데는 교회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늑장 대처한 성북구청과 성북보건소에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 통탄스런 마음”이라고 썼다.

또 다른 주민은 “몇개월 전에 구청에서 강제집행을 위해 교회 진입에 성공했더라면 이번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미 법원에서 판결 난 것을 왜 미루냐”며 장위 10구역 정비사업지 안에 있는 사랑제일교회를 강제라도 철거할 것을 촉구했다. 장위 10구역 조합원이라는 한 주민은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사랑제일교회의 불법 집회와 불법 점검에 대해 많은 조합원들이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안다.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미리 조치를 취하기는 커녕 전광훈을 찾아가 90도로 인사를 하는 구청장님의 모습을 보면서 조합원들이 느꼈을 배신감과 우려하는 마음을 아셔야한다”고 했다.

확진자의 동선을 자세히 공개해달라는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한 주민은 “장위동 일대는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며 “내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학원, 마트, 병원, 식당 등 동선이 겹치지 않을 지 구청 소식만 기다리는 중인데 너무 간단히 공지해서 답답한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또 따른 주민은 “인근 노원구만 봐도 시간대별로 쭉 확진자의 동선을 나열한다. 뭉뚱그려진 동선 공개는 오히려 불안감만 증폭시킬 뿐”이라며 세밀한 동선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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