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마돈나도 빌리 아일리시도 반한 그 작가 '하산 하자즈'
바라캇 컨템포러라, 하산 하자즈 첫 한국전
유럽·북아프리카·중동 문화 섞여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정치적 메시지
하산 하자즈, 바라캇 컨템포러리 '다가올 것들에 대한 취향' 전시전경 [사진제공=바라캇 컨템포러리]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나이키 로고가 붙은 루이비통 슬립온, 중동 전통문양으로 장식한 벽과 러그, 붉고 노란 조명…. 아랍의 향기가 물씬 나는 이 부띠끄는 지금 런던에서 가장 '힙'한 곳이다. 중동 문화 정체성을 동시대 감성으로 풀어내는 작가 '하산 하자즈'(59)가 운영한다. 그의 감각에 반해 팝의 여왕 마돈나는 스스로 모델을 자처했고, 빌리 아일리시는 잡지 모델로 서면서 그와 콜라보레이션 했다.

하산 하자즈의 국내 첫 개인전 '다가올 것들에 대한 취향'이 서울 삼청동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열린다. 북아프리카와 중동 문화가 교류하는 모로코에서 태어난 작가는 영국으로 이주하면서 이민자로 혼란과 언어 장벽, 인종 차별 속에서 경계인으로 살아왔다. 정규교육 대신 런던의 스트리트 음악과 패션, 인테리어 등 다문화적 예술영역을 섭렵했다. 그의 작품은 스타일리시 하면서도 정치적이다. 이번 전시도 현재 인류가 맞이한 코로나19라는 변혁의 시점에서, 미래를 건설적이고 긍적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서로를 보살피며 나아가자는 포용적 세계관을 담았다.

게토 게스트로 XL, 2018_1440, 람다 프린트, 흰색 유광 스프레이 도색된 포플러 나무 액자, 180.4 x 135 x 11 cm, Ed. 13 [사진제공=바라캇 컨템포러리]
헤나 엔젤스, 2010_1431, 람다 프린트, 호두 나무 액자, 137.6 x 101.7 x 6.3 cm, Ed. 17 [사진제공=바라캇 컨템포러리]

하자즈는 인물사진을 주로 작업한다. 대상이 되는 인물들은 그의 지인들이거나, 예술적으로 영감을 받았던 아티스트들이다. '게토 게스트로'의 주인공들은 뉴욕 브롱크스에서 요리, 디자인, 예술에 종사하는 쉐프 콜렉티브다. 이들은 하자즈가 디자인한 루이비통-나이키 슬립온이나 나이키가 버질 아블로와 콜라보레이션한 운동화를 신고, 전통문양이 가득한 옷과 스카프를 둘렀다. 불끈 쥔 주먹을 앞으로 내보이며 '흑인의 삶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운동을 지지한다.

그런가하면 '헤나 엔젤스(Henna Angeles)'에서는 늘 수동적 위치에 그림자처럼 존재하는 여인들을 양지로 끌어냈다. 모로코의 좁은 골목길에서 이들은 히잡을 쓴 채, '남성용'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시장에서 헤나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이들을 미국의 대표적 바이크 조직인 '헬스 엔젤스(Hells' Angeles)에 비유하며 대담하게 묘사했다.

사진 하나 하나가 담은 의미도 흥미롭지만 사진을 감싸고 있는 프레임도 단순하지 않다. 음료, 통조림 캔, 장난감, 재활용 타이어, 성냥갑 등 모로코에서 흔한 상품을 오브제로 제작했다. 전시장을 장식한 패턴도 모로코의 교통 표지판에서 따와서 변주했다. 벽면을 가득채운 초록색 표지판은 원래 '멈춤'을 의미하던 것인데, 점의 위치를 바꿔 '일어나, 깨어나'라는 의미의 '웨이크 업(wake up)'이 됐다. 또한 낙타 문양은 '낙타 통행 금지'라는 뜻이다.

바라캇 컨템포러리는 "유럽과 북아프리카 그리고 중동이 교차하는 모로코의 지정학적 위치처럼 하산 하자즈는 고급 예술과 스트리트 컬쳐를 자유롭게 오간다"며 "이같은 특징이 하자즈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하자즈는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 파리 유럽 사진미술관, LA카운티뮤지엄, 브리티시 뮤지엄, 파리 퐁피두 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개최했다. 그의 작품은 LA카운티뮤지엄,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 구겐하임 아부다비, 브루클린 미술관, 브리티시 뮤지엄 등에 소장돼 있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vi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