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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아노 치는 소리꾼 고영열 “이제 항해의 시작”
열세살에 입문…크로스오버 활동
‘팬텀싱어’ 첫 국악 무대 최고점수

“존재 자체가 크로스오버”(‘팬텀싱어3’ 프로듀서 지용)였다. ‘피아노 치는 소리꾼’의 등장은 ‘파격’으로 비쳤다. 고영열(27)의 음악은 진작부터 경계가 없었지만, 대중에게 ‘전통’은 여전히 낯선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고영열의 ‘팬텀싱어3’ 출연에 대해 동종업계에선 ‘의외의 선택’이라는 반응이 없던 것도 아니다. ‘이유 없는 선택’은 없었다.

“크로스오버 활동을 하다 보니 이것에 대한 정답이 없었어요. 장르를 뛰어넘는 미래지향적 음악이잖아요. 클래식이든, 국악이든 다른 장르는 대가가 있어 따라갈 수 있는데, 크로스오버는 길이 없더라고요. 더 배우고 싶었어요.”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이었다. 함께 걸을 사람도 없었다. 지금 걷는 이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 것인 지도 모르면서 새로운 길을 가야 했다.

판소리를 처음 시작한 건 열세 살 때였다. 수영선수가 되기 위해 폐활량을 늘리려고 시작한 판소리는 인생을 바꿨다. “저는 국악이 너무 좋은데 친구들은 관심이 없더라고요.” ‘사랑가’를 알기 바라는 것도 순진한 기대였다. “분명 매력이 있는데, 왜 내 친구들은 보지 않을까. 그 고민이 크로스오버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15년, ‘나 홀로’ 고군분투했던 젊은 소리꾼의 험난한 여정은 ‘팬텀싱어3’를 계기로 빛을 발했다. 그의 소리 앞에선 누구라도 여행자가 됐다. 쿠바에서 시작해 그리스, 스페인, 이스라엘로 향했다.

가장 어려운 무대는 가장 잘 하는 것을 선보인 결승 1차전이었다. “‘흥타령’은 국악인이지만, 너무나 어려웠어요. 기대가 클 거라는 부담도 있었고.” 말 그대로 기우였다. ‘팬텀싱어’ 최초의 국악 무대는 최고 점수를 받았다.

“한국 사람들이 한국 음악을 즐기진 않더라도, 그냥 알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국악인으로서 안타까웠어요. 저의 숙제라 생각하고 해답을 찾던 과정이었어요.” 고영열의 등장으로 전통음악을 향한 관심은 더 높아졌다. 고영열과 라비던스의 항해에도 기대가 높다.

“국악은 저의 삶이고, 정체성이에요.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도 ‘국악적인 것’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저도 라비던스도 콜롬버스의 배와 같아요. 누구도 닦아놓은 길이 없기에 콜롬버스의 배가 돼 방향을 잡고 헤엄쳐 나가려고요.” ‘광적인 안내자’(라비던스)들의 여정은 이제 돛을 올렸다. 고승희 기자

사진=박해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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