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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한동훈 쫓아내야”… 방통위원장 ‘권언유착 의혹’ 수사 불가피
권경애 변호사 “취재와 수사로 진실 밝혀야”
한상혁 위원장 ‘통화는 MBC보도 이후, 내용 몰라’ 반박
대화 녹음 파일 존재 여부에 따라 파문 확산할 듯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한상혁(59) 방송통신위원장이 MBC의 ‘검언유착’ 보도 내용을 미리 알았다는지를 놓고 권경애(55)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와 공방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여권 관계자들과 MBC가 결탁한 사안으로 반전돼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의 채널A기자-현직 검사장 유착 의혹 수사팀 내부에서는 최근 ‘검·언 유착 외 권·언 유착 의혹도 규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보고서가 작성됐다. 검찰은 중요 사건에서 수사팀이 자기확신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반대논리를 구성하는 ‘레드팀’을 운영한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검사는 현재 수사팀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말하는 ‘권·언 유착’은 여권 인사들과 MBC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을 내치기 위해 결탁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이 의혹에 관해서는 한 검사장이 고소를 하면서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이 계류 중이다.

이 의혹은 한 위원장이 MBC 첫 보도를 미리 알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확산하고 있다. 권 변호사는 6일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한 위원장이 지난 3월 31일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발언한 내용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윤석열이랑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 ‘한동훈은 진짜 나쁜 아주 나쁜 놈이다’, ‘부산 가서도 저러고 있다. 아예 쫓아내야지. 한동훈은 내가 대리인으로 조사를 받아봤잖아. 진짜 나쁜 놈이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3월31일은 MBC가 채널A 기자의 취재원 협박 의혹 보도를 처음 내보낸 날이다. 하지만 MBC는 이날 보도에서 채널A 기자와 관련된 검사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특히 한 위원장이 ‘부산 가서도 저러고 있다’고 언급한 대목은 어떤 의미인지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한 검사장이 부산고검 차장으로 재직하던 상황을 말한 게 아니라, ‘검언유착’ 사건에서 쟁점이 된 채널A기자와 한 검사장의 대화 내역을 지칭한 것이라면 한 위원장이 이 사안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여기에 대해 한 위원장은 통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MBC 보도 내용을 미리 알았던 게 아니라고 해명한다. 권경애 변호사가 보도 전에 통화했다고 했지만, 주장과 달리 통화한 시점은 방송이 나간 이후였다고 반박했다. 실제 권 변호사도 통화를 한 시점에 대해서는 착오가 있었다고 인정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통화시간도 1시간 반이 아니라, 23분이라는 입장이다. 한동훈 검사장을 비난한 것도 자신이 변호를 맡았던 사건에서 경험한 강압수사를 언급했을 뿐, 채널A기자와의 결탁을 지적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다.

권 변호사는 한 위원장과 통화를 나눈 직후 제3자에게 이 내용을 이야기했고, 대화 내역을 담은 텔레그램 파일도 가지고 있다고 적었다. 아직 한 위원장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파일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권 변호사는 “취재와 수사로 권언유착 의혹의 진실을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파문이 지속되고 있는 이상 검찰이 한 위원장과 권 변호사간 대화 내역을 파악하고 사실관계 확인을 정리하는 과정은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사장 역시 자신에 대한 의혹에 비해 권언유착 정황에 대해서는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MBC 첫 보도 이전 채널A 기자가 만났던 브로커 지모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최강욱 의원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둘이서 작전 들어갑니다’라고 적었다. 최 의원은 보도 이후 채널A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지만 허위로 드러났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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