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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박싱’ 염태영 최고위원 후보..‘으랏차차, 삼세판’ 연대기
염태영 수원시장, 왜 최고위원에 도전했을까..지방정부 목소리 꼭 필요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2020년 7월20일 염태영 수원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모두들 놀랬다. 10년간 지방정부만 운영하고 여의도 정치를 해본적이 없는 ‘시골사또’가 더민주 수뇌부에 왜 출마하는지 관심이 모아졌다.

3선시장을 재임중인 염 시장에게 남은 시간은 딱 2년. 그는 남경필 전 경기지사 재직때부터 차기 도지사 도전설, 국회의원 출마설 등에 시달렸다. 그가 수원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했으면 당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인물이다. 수원과 전국을 키운 장본인이면서 여·야가리지않고 오로지 시민 입장에서 막힌 활로를 뚫어줬다. 민주당에서 한때 ‘배신자’이라는 아이콘도 받았지만 그가 한 일은 나중에 옮은 일이고 선구자적인 일이었던것이 늘 증명했다.

수원은 125만인구, 전국 1등 지자체다.

하지만 그에겐 아픔도 함께했다. 2006년 열린우리당 여당 기호 1번 후보로 참여정부 비서관하다가 출마했다. 28%를 받고 참패했다. 참패의원인 된 염태영은 2010년 수원시장으로 방향타를 틀었다. 당선됐다. 2010년 수원에서 민주당 시장이 한번도 당선된 적이 없었던 척박한 곳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운도 따랐다. 2009년 고인이 된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이 작고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미안함이 컸던 것이 훈풍으로 돌아와 운이 좋아 당선됐다”고 고백했다.

10년이 지나면서 경기도 31개 지자체 맏형에서 전국 226개 지자체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장이란 직함이 이를 증명한다. 염 시장은 “수도권을 튼튼하게 민주당이 기초를 만드는데 도움이 줬다”고 자랑했다. 더민주 입장에선 그럴만한 업적이다.

염태영 최고위원 후보

그에게 ‘풀뿌리’라는 이름 세 자는 애증이라는 모순속에 담겨있다. 30년이란 세월동안 풀뿌리란 이름이 거론됐지만 정착은 멀다. 고 김대중 대통령이 단식투쟁까지 하면서 일궈낸 풀뿌리 민주주의는 아직도 방황중이다. 지난 국회에서 통과될뻔한 지방분권·지방자치법 개정안도 늘 제자리다. 그가 출사표를 던진 이유는 한가지다. 지방의 목소리를 모아 중앙정부에서 입김을 넣겠다는 각오다. 물론 이례적이다. 지자체장들의 최고위원 도전은 벌써 두번이나 실패했다. 염 시장이 세번째다. 그는 삼세판이라고 한다. 부동산문제, 코로나 19 대응, 호우피해복구, 정당대회 준비 등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지만 그는 멀티플레이어이다. 오히려 미국처럼 운영되는 자치검찰을 주장하고 부동산 문제에 열변을 토한다.

그가 왜 최고위원이 되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은 출마선언문에 녹아있다. 코로나 19 얘기다. “지난 2월, 수원시에서 밀접 접촉자가 되신 식당 사장님이 계셨다. 2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했는데 집에는 손주들과 임신 중인 며느리가 있어 격리생활을 할 수가 없었다. 수원시가 전국 최초로 마련한 임시생활숙소에서 무사히 격리를 마치신 후 그 사장님은, 지금까지 세금 낸 게 하나도 아깝지 않다며 앞으로 세금을 더 열심히 내겠다고 얘기하셨다”고 했다. 당위성은 이어졌다. “4월에는 한 대학생이 호주에서 유학 중 귀국했다. 공항 도착 즉시 수원시가 제공한 차편으로 해외입국자용 임시숙소로 이동했다. 검사 후 2박3일 간 머무른 뒤 음성 판정을 받고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학생은, 처음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란 걸 느꼈다고 했습니다. 큰일을 당해도 책임져줄 것 같은 안도감이 들었다며 고마워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 국민은 가족보다 먼저 마중 나오고 가족처럼 살뜰히 보살피는 지방정부를 통해 비로소 나라다운 나라를 경험했다고 했다. 이처럼 지방정부는 내 삶 속에서 국가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그의 업적은 인정받을만하다. 수원시 마을르네상스운동은 문재인정부 국정과제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모태가 됐다. 수원에서 시작된 시민배심원제도는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공론화위원회의 롤 모델이 됐다.

염 후보는 “지역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정치학교”라고 했다. 그는 최고위원에 반드시 당선돼 “뉴노멀 시대를 이끌 새로운 정치 리더십이 전국 각 지역으로부터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국회의원은 초선만 해도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지만 그는 국회의원도 아니다. 하지만 불리한 경쟁구도속에서 그에대한 응원은 날이 갈수록 거세다. 세상은 변화를 원한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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