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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노동자 폭력조직 간 ‘김해 난투극’, 전모는?
수도권 안산파, 부산·경남 김해파에 보호비 요구가 발단
경남경찰, 외국인 범죄 조직화 양상 ‘폭력조직’ 엄중 수사
고려인 수십명이 지난 6월20일 밤, 경남 김해의 한 주차장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창원)=윤정희 기자] 지난 6월 20일 밤 10시가 넘어선 시각. 경남 김해시 부원동의 한 주차장에서는 고려인들로 보이는 외국인 조직폭력배 60여명이 난입해 집단 난투극을 벌였다. 비록 짧은 시간 안에 경찰에 의해 제지되긴 했지만, 야구방망이와 쇠파이프, 각목 등이 동원된 이날 폭력사태는 두명의 중상자를 낳았고, 시민들은 불안한 밤을 보내야 했다.

사건 발생 한달 보름만인 6일 당시 폭력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경남지방경찰청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해 도심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인 러시아와 키르기스탄, 카자흐스탄 등 5개 국적의 고려인 63명을 붙잡고, 이 가운데 2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해에서 벌어진 외국인 노동자 폭력조직간 집단 난투극은 일명 ‘보호비’ 두고, 상납을 요구하는 안산파와, 이를 거부한 김해파 간에 벌어진 싸움이었던 것으로 경찰수사 결과 드러났다.

경기도 안산에 본거지를 둔 안산파는 국내 취업 중인 자국민을 대상으로 임금의 일부를 보호비 명목으로 갈취하거나, 자국민 운영 업소로부터 보호비 명목의 돈을 상납받아 왔다. 반면, 김해파는 경남 김해에서 당구장과 사설 도박장 등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안산파는 지난 6월 중순, 김해파가 운영하는 당구장을 찾아 수익금의 20%가량을 보호비 명목으로 요구했고, 김해파가 이를 거부하자 사건 당일 조직원 37명을 당구장 인근 주차장으로 집결시켰다. 김해파도 이 소식을 듣고 조직원 27명을 부산과 인근 경남지역에서 모아 흉기를 나눠주는 등 집단 난투극을 벌였다.

사건 발생 당시 현장 주변을 순찰 중이던 순찰차가 피의자들을 발견하고 즉시 검문검색을 실시했고, 형사 등 다수의 경찰력을 신속히 배치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증거물을 압수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을 목격한 시민의 신고가 이어졌으며, 이 사건으로 키르기스스탄 국적 A(32)씨와 카자흐스탄 국적 B(29)씨가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남경찰은 16개 팀 100여 명으로 구성된 합동수사팀을 편성, 관련자들의 소재를 추적해 모두 검거했다. 이들 가운데 불법 체류자 2명을 제외한 대부분은 정상적으로 비자를 발급받아 합법적으로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국내에 1∼2년 정도 체류 중인 농장과 공장 등에서 일하던 외국 국적 근로자들로 안산파는 수도권일대를 장악하고, 부산과 경남 일대를 장악한 김해파를 접수(?)하기 위해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최근 외국인 체류자 범죄가 증가하고 있고, 범죄 형태도 점차 조직화하는 양상을 띠고 있어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외국인 집단폭력 사건에 대해 첩보 수집 및 단속 강화 등 적극적이고 엄중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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