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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M] 美신용등급 전망하향…2011년 S&P 땐 어땠나
S&P는 하향전망 후 넉달만에 강등
피치, 2013년에도 전망 내렸지만 큰 영향 없어
다른 신평사에 비해 공신력 떨어진다는 평가도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지난 2011년 다른 신용평가사인 S&P(스탠드앤푸어스)가 미국의 등급을 강등했을 당시의 증시·환율 영향이 주목을 받고 있다. 9년 전 S&P는 등급 하향 전망을 밝힌 뒤 넉달 뒤 강등을 단행한 바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피치가 등급 전망을 내리면서 재정 악화와 신뢰할 만한 재정 강화 계획의 부재 등을 제시했다”며 “피치가 3대 글로벌 신평사 중 공신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과 무디스와 피치의 미국 등급은 최고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S&P이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또 “S&P는 2011년 8월 5일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로 강등한 바 있는데, 당시 달러지수 하락, 달러/원 환율 상승, 글로벌 증시 하향이 잇따르면서 미달러는 지지력을 확인했다”며 “미국의 재정 이슈는 코로나19 위기의 영향권 하에 있단 점에서 외환시장의 주요 쟁점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하향 조정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단기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며 “2011년 4월에도 S&P의 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 8월 신용등급 강등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겪었던 충격에 대한 트라우마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이를 확대해석하기엔 이르다”며 “2013년 10월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했을 당시 글로벌 금융시장은 단기 변동성 확대 양상을 보였지만, 이내 기존 상승추세를 이어간 바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주목해야 할 추가 변수로 ▷피치에 이어 다른 신평사들도 신용등급 하향조정 여부 ▷실제로 신용등급 강등이 단행되는지 여부 ▷유럽 등 글로벌 신용등급 강등 러시가 전개되는지 여부 등을 꼽았다.

피치는 지난달 전망을 하향하면서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전부터 미국의 높은 재정 적자와 부채가 이미 증가하는 추세였다”며 “이런 것들은 미국의 전통적인 신용 강점을 약화시키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정책결정권자들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충격이 지나간 후 공공 부채를 안정화하기에 충분할 만큼 공공 재정을 강화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미국의 경기 수축이 덜 심각할 것이라고 이 회사는 내다봤다.

피치는 올해 미국 경제가 5.6% 축소되고, 내년에는 추가 하강을 피하기 위한 대규모 재정정책을 전제로 4%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AAA 등급의 국가 중 가장 정부 부채가 많다는 점도 보고서에 적시됐다.

피치는 미국의 일반 정부 부채가 오는 2021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130%를 넘어설 것이라고 점쳤다. 올해 재정적자는 GDP의 20%, 내년 재정적자는 GDP의 11%로 각각 전망됐다.

또한,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의 심각한 분열 상태가 경제 회복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피치는 “정치적 양극화가 제도를 약화하고 초당적 협력의 범위를 좁게 만들어 구조적 이슈는 물론 장기적인 재정 과제에 대한 대응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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