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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장마에 전력 30% 빈둥빈둥…전기요금 손질 불가피
지난달 최대전력량, 2013년이후 최저치
산업 전력판매량,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
[헤럴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저유가 영향으로 3년만에 1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된 한국전력공사가 남아도는 전력으로 울상이다. ‘코로나19’로 산업 전반이 위축되고 긴 장마로 전력수요가 크게 줄어든 때문이다.

따라서 발표를 앞둔 전기요금개편안에 재력가들도 혜택을 받는 필수사용량 보장공제의 합리적인 개선을 비롯한 주택용 계절·시간별 요금제 도입 등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 필수사용량 보장공제는 월 200kWh 이하 사용 가구에 대해 일반주택은 월 4000원씩, 아파트는 월 2500원씩 일괄 할인하는 제도다. 주택용 계절별·시간별 요금제는 계절별, 시간대별로 전기 요금을 차등화한 요금제를 말한다.

5일 전력거래소 통계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여름 가장 전력을 많이 사용한 일시는 9일 오후 5시 7만5675MW였고, 이때 공급예비율은 29%였다.

7월 중 최대전력량으로는 2013년(7만2112MW) 이후 최저치다. 7월 최대전력량은 2017년 8만4586MW에서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2018년 9만2478MW까지 치솟았다가 더위가 주춤했던 지난해 8만4164MW로 내려갔다.

지난달 공급예비율 29%는 2003년 7월(30%)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다. 공급예비율은 전국의 발전소에서 당장 공급할 수 있는 발전량 가운데 생산되지 않은 전력량의 비율을 의미한다. 통상 한 달 중 최대전력 일시를 기준으로 산출하는데, 30% 가까이 전기가 남았다는 뜻이다. 국지성 호우가 내리는 장마가 이어지면서 냉방 수요 등이 줄어 잉여 전력이 많아진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국내 산업 전반이 위축되면서 공장 등의 가동이 크게 줄면서 산업용 전력판매량도 전년 동기보다 10%가량 급감했다. 한전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 5월 산업용 전력판매량은 2만1749기가와트시(GWh)로 작년 5월보다 9.9% 급감했다. 전년 동월 대비감소율로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11%) 이후 최대 낙폭이다.

전력수요 감소 추세가 이어지면서 한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가 장기화하면 영업이익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전은 2018년 2080억원, 2019년에는 1조2765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는 2008년(2조7980억원 적자) 이후 11년 만에 최대다. 그나마 올해 1분기에는 3년 만에 깜짝 흑자(4306억원)를 냈지만, 이는 유가 하락으로 연료비·구입비를 아낀 덕이다.

이에 한전은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지속가능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추진해왔다. 원가보다 싼 전기를 판매하는 것은 불합리한 만큼, 전기요금 체계를 원가 기반의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개편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우선, 개편안에는 필수사용량 보장공제의 합리적인 개선안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지난 3월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등록사항에 137억2900만원을 등록한 자산가지만 전기요금 필수보장공제를 한 달에 4000원씩 받고 있다. 2016년 12월 주택용 누진제 개편 때 저소득층의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도입됐으나, 당초 취지와 달리 전기를 덜 사용하는 고소득 1~2인 가구에 할인 혜택이 집중돼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한전은 제도를 아예 없애거나 할인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택용 계절별·시간별 요금제 개편은 휴대전화 요금처럼 각 가정의 소비패턴에 맞게 다양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안에서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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