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보유세+거래세율, GDP 대비 2.5%…OECD 4위

부동산세 부담, 이미 세계 최고…
이달 3일 오후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부동산 보유세와 거래세를 한데 묶으면 우리나라 부동산 세금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연이은 세율 인상까지 반영하면 1위까지도 넘보는 수준이다.

2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분석해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거래세와 보유세를 합친 부동산 전체 세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5%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통계를 발표한 OECD 36개국의 평균은 1.5%로, 한국은 이보다 무려 0.7%포인트 높았다. 순위로는 4위였다.

최근 2년 내 단행한 보유세 인상까지 고려하면 부동산 세제 부담은 세계 최고로 치솟을 전망이다. 지난 2018년 9·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의 종부세율을 3.2%로 인상하고, 세부담 상한을 직전 연도 대비 300%로 올렸다.

종부세 과세표준 기준인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2018년 80%에서 2022년 100%로 매년 5%씩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공정시장가액은 90%로 상향됐다. 공시지가 현실화 정책의 일환이다.

올해 7·10 대책까지 국회를 통과하면 종부세율은 0.5∼3.2%(1주택자 포함)에서 1.2~6.0%로 급격히 오른다.

부동산세 부담, 이미 세계 최고…

여당과 시민단체들은 보유세 비율이 낮다는 이유로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인상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GDP 대비 보유세 비율은 0.9%로 OECD 평균(1.1%)보다 소폭 낮다.

하지만 취득세,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율까지 고려하면 이미 세계 최고 수준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GDP 대비 거래세 비율은 1.6%(증권거래세 제외)로 OECD 회원국 중 1위다. 여기에 정부는 7·10 대책을 통해 양소세와 취득세를 추가적으로 올리기로 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보유세와 거래세를 구분하기보단 합친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며 "거래세가 이미 높은데 보유세까지 올리면 국민들의 주거는 불안정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부동산 거래세를 걷는 나라가 많지 않다"며 "거래세가 낳는 왜곡 효과가 크고, 단일세율인 탓에 저소득층도 똑같은 세율로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취득세의 경우도 보유세를 미리 냈다는 개념으로 살펴 볼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거래세를 폐지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한편에선 보유세 비율이 낮다는 지적도 맞지 않다는 비판이 있다. 총조세(사회보장기여금 포함)에서 보유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OECD 평균과 같다. 다만 세금과 사회보장기여금 부담액을 GDP로 나눈 국민부담률이 28.4%로 OECD 평균(34.5%)을 훨씬 밑돌았다.

그 결과 두 수치를 곱해 도출할 수 있는 GDP 대비 보유세 비율이 비교적 낮게 집계됐다. 보유세 부담이 낮다기보다는 전반적인 세부담 자체가 낮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