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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희롱방지 부실 ‘적발’에도 여가부 ‘쉬쉬’하며 사태 키워
체육기관 실태조사 결과 방치
30곳 폭력예방교육 등 ‘부실’
故 최숙현 선수 소속 경북체육회
예방지침도 고충상담원도 없었다

소속팀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세상을 등진 철인3종 경기 고(故) 최숙현 선수가 속한 경북체육회 등 30여개 체육기관의 성희롱 방지 조치가 부실하다는 사실이 이미 지난해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여성가족부는 이런 사실을 적발하고도 1년 반 가까이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체육계의 고질적인 인권문제를 제때 공론화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여성가족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여가부는 지난해 2~3월 대한체육회와 시·도 체육회 등 체육분야 공공기관 등 100곳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벌였다.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의 ‘체육계 미투’사건을 계기로 정부 합동으로 추진한 ‘체육 분야 (성)폭력 등 인권침해 근절 대책’의 일환이었다. 여가부가 체육계 관련 기관 전반에 대한 현장점검에 나선 것은 처음이었다.

점검 결과, 총 30개 기관(이하 중복)에서 성폭력·성희롱·성매매·가정폭력 등 폭력 예방 교육이나 성희롱 방지조치가 부실하다는 사실이 적발됐다. 성폭력·성희롱·성매매·가정폭력 등 폭력예방교육 부실 27곳, 성희롱 방지조치 부실 14곳이었으며 폭력예방교육과 성희롱 방지조치 두가지 모두 지적받은 기관은 11곳에 달했다.

특히 고 최숙현 선수 사건 및 2018년 여자컬링 ‘팀 킴’ 사태와 관련된 경북체육회의 경우, 성희롱 예방지침을 아예 만들지 않았고, 고충 상담원도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성매매, 성폭력, 가정폭력 등 폭력 예방교육 부문에서는 전체 직원의 참여율이 70%에 그쳤다. 경북체육회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출전한 컬링팀 ‘팀 킴’이 대한컬링경기연맹을 상대로 인권 침해 및 횡령 문제를 제기해 정부의 대대적인 감사를 받은 곳이다.

이와 함께 각종 장애인체육회, 프로축구단과 시·군 체육회의 부실한 폭력·성희롱 예방 실태가 여가부의 현장점검으로 드러났다. 여가부는 당시 현장점검에 나서면서 “체육 분야에서 일어나는 성희롱·성폭력을 예방하는데 실효적인 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30개 기관의 부실이 드러났음에도 그 결과를 1년 반 가까이 공개하지 않았다.

양경숙 의원은 “지난해 조사 결과를 적극 공론화했다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며 “성폭력 등 폭력 문제는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는 동시에 이 같은 문제에 사회가 신속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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