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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손’ 장영자, 전두환 부인 이순자 명예훼손으로 고소
張 “李, 자서전서 허위사실 유포”
서대문경찰서가 고소 사건 수사
지난 4월 27일 고(故) 조비오 신부의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지법에 출석하기 위해 자택에서 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부인 이순자씨도 보인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전두환 정부 시기 고위층과 친분을 과시하며 남편과 함께 수천억원대 어음 사기 행각을 벌여 ‘단군 이래 최대 사기 사건’의 주범으로 회자된 ‘큰손’ 장영자(76)씨가 전두환(89)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81)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장씨가 이순자씨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건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서대문경찰서는 현재 전 전 대통령의 자택 소재지를 관할하고 있다.

장씨는 이순자씨가 2017년 펴낸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작은아버지의 처제인 장씨가 내 이름을 내세워 남편 이철희씨와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취지의 서술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씨의 자서전에는 “1982년 한 친척으로부터 참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됐는데 내 측근이라고 사칭하는 한 여자가 큰 규모의 사업을 벌이고 있고, 세간 풍문에 따르면 내가 그녀를 통해 온갖 사치품들을 구해다 쓰고 사적인 심부름도 시키고 있다는 것”이라는 장씨 사건 관련 이야기가 나온다.

이씨는 자서전을 통해 “남편(전 전 대통령)이 검찰 계통을 통해 보고를 받았다며 말을 꺼냈는데, 장씨 부부가 기업들을 유인하고 안심시키기 위해 최고위층, 특히 청와대의 특별한 비호를 받는 듯 적극적으로 위장해왔다는 것”이라며 “결국 그 사건으로 작은아버님은 구속됐다. 권력 주변의 부나방들이 작은아버님을 감옥이라는 나락으로 내몰고야 말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나도 생면부지나 다름없는 한 여자의 대담한 사기 행각의 피해자였다”며 “사건 종결 이후 온갖 비난의 여론이 나를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라를 파국 직전까지 몰고 간 대형 경제 비리 사건의 주범인 장씨가 내 이름을 팔며 행세한 탓인지도 몰랐다”고 썼다.

장씨의 고소장에는 ‘(범행 과정에서)이순자씨를 언급한 적이 없다’며 이순자씨의 자서전에 적힌 내용이 허위사실이라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1982년 남편 이철희(2014년 사망)씨와 2000억대 어음 사기 사건을 벌여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로 인해 장씨 부부는 물론 은행장 2명과 장씨의 형부이자 전 전 대통령의 처삼촌 이규광씨 등 30여 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장씨는 형기를 5년 남긴 1992년 가석방됐다.

이후 출소 1년 10개월 만인 1994년 다시 140억원 규모 차용 사기 사건으로 4년형을 선고받아 구속됐다. 1998년 광복절 특사로 다시 풀려난 장씨는 2000년 구권 화폐 사기사건으로 구속기소돼 2015년 석방됐다. 2018년 장씨는 또 다시 6억원대 사기행각으로 4번째 구속됐고, 지난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올해 4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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