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공익위원 “코로나19 경제위기·고용유지 우선 고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14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9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전원회의는 근로자위원들의 집단 퇴장으로 공익위원들이 낸 안으로 표결에 부쳐졌다. 찬성 9표, 반대 7표로 채택된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급 기준 8720원으로 최종 의결됐다. [연합]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새벽 제9차 전원회의를 마친 뒤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지키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소회를 털어놨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기준 8720원(1.5% 인상)으로 의결된 데 대해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일자리와 경제 주체들을 보호하고,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돈독하게 하는 데 나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고뇌에 찬 결정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엔 우리가 헤쳐나가야 할 파도의 높이와 가야 할 길이 어느 정도 보였는데 올해는 불확실성이 충분히 걷히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권순원 공익위원(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도 "경제적 위기, 불확실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다"며 "소득도 중요하지만 일자리가 생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가장 먼저 조정하는 것은 노동력"이라며 "최저임금이 기대 이상으로 올랐을 때 초래될 수 있는 일자리 감축 효과가 노동자 생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훨신 크다고 봤다"고 전했다.

그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1.5%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0.1%),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0.4%), 노동자 생계비 개선분(1.0%)을 합산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1.5%의 인상률을 단순히 역대 최저치로 바라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권 위원은 "최저임금 규모가 예전엔 야구공이었다면 지금은 농구공"이라며 "1997년 인상액은 40원, 2010년 110원, 올해 130원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인플레이션도 고려해야겠지만 단순히 인상률만 놓고 수평 비교해선 안된다"며 "현 정부 들어 연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은 8% 수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