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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죄 맞지만 시장직 상실 피한 은수미…대법원 “검사 항소 절차 잘못” (종합)
벌금 300만원 선고한 원심 깨고 “다시 심리하라” 판결
검찰 항소해놓고 구체적 설명 없어, 항소심 벌금 못올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상고한 은수미 성남시장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내려지는 9일 오전 은 시장이 경기도 성남시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지역 폭력조직으로부터 운전기사 급여와 차량을 지원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은수미(57) 성남시장이 대법원의 유죄판단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절차 실수로 사실상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9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은 시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은 시장이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것은 인정되지만, 그것이 특정회사가 제공한 것임을 알았다는 점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혐의 자체는 유죄라고 했다.

다만 검찰이 항소심 단계에서 1심 선고형량을 다투면서 구체적 사유를 제시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검사의 양형부당에 대한 항소이유 주장이 없었는데도, 항소심이 1심보다 벌금을 증액한 것은 위법하다”고 했다. 1심은 벌금 90만원을, 2심은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시장직이 상실되는 벌금액은 100만원이다.

재판부는 “형사소송규칙은 항소이유서에 항소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사가 항소장이나 항소이유서에 단순히 ‘양형부당’ 이라는 문구만 기재하고 구체적인 이유를 기재하지 않았다면 이는 적법한 항소이유의 기재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번 대법원 판단에 따라 항소심이 선고한 벌금 300만원은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에 따라 감액이 불가피해졌다. 현재로서는 파기환송심에서 1심 선고형인 벌금 90만원이 다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은 시장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93차례 걸쳐 성남 지역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출신 사업가가 대표로 있는 코마트레이드 측으로부터 운전기사와 차량을 지원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은 시장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정치활동을 계속하면서 차량 편의를 제공 받은 것은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봤다. 은 시장 측은 차량을 제공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운전기사의 자원봉사 활동이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공직자가 아니었던 은 시장이 차량을 제공받아 한 행위들도 정치활동이 아닌 생계유지를 위한 경제활동이라 정치자금 수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1심 재판부는 정치자금 수수가 맞다고 결론 내면서도 시장직은 유지할 수 있는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운전기사가 금전을 목적으로 운전 업무를 수행한 것이며 정치적 목적이나 성향 등을 이유로 은 시장을 도운 자원봉사로 볼 수 없다"고 했다.

항소심은 검찰 구형량인 150만원보다 2배 높은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직 후보자가 정치자금을 부정하게 수수했는지 여부는 공직선거 후보자의 자질과 적합성을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은 시장의 변명은 일반 국민들의 법감정이나 윤리의식에 비춰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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