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안 수분·염분 부족해 근육경련…심하면 현기증·구토 유발할수도

피부에 좁쌀같은 발진증상 ‘땀띠’…무심코 긁었다가 습진으로 악화

무더위, 태양에 맞선 당신…야외운동하다 쥐났다? 아니 열경련!
일러스트: 박지영

# 평소 운동을 즐기며 건강을 자랑하던 50대 남성 A씨. 여느 때처럼 야외공사현장에서 점검업무를 하던 중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끼며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최근에 건강관리를 위해 점심식사후 회사 인근공원에서 가벼운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한낮의 따가운 햇빛에 장시간 노출된 것이 원인이 되어 온열질환이 온 것이다.

▶올해 역대 최고 폭염 기록할듯, 열사병 주의보=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이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에서 진행한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결과에 따르면 전국 응급실을 통해 접수된 온열질환자가 1,841여명이었다. 사망자는 11명에 이른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2018년에는 온열질환자 4,526명, 사망자 48명에 달했던 것을 돌이켜보면, 기록적인 무더위가 예상되는 올해에도 온열질환의 위험이 작년에 비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난 6월은 평균기온, 최고기온, 폭염 일수를 갱신하며 역대 가장 높은 6월 기온을 기록하기도 했다.

우리 몸은 약 37도를 중심체온으로 유지한다. 고온의 환경에서는 땀을 배출하는 등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게 되는데, 만약 고온 환경에서 과도한 신체활동을 하거나 조절능력 이상의 고온에 노출되면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하며 온열질환 중에 가장 심각한 열사병이 발생할 수 있다.

▶한낮 땡볕에 갑자기 어지럽다면 즉시 그늘로 이동해야=열사병은 응급질환으로 초기에는 대화나 자극에 대한 반응이 느리고 둔해진다. 섬망, 의식상실, 경련발작 등의 중추신경계기능장애를 동반하며 즉각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여러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심할 경우 쇼크 및 이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에 의한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피부는 뜨겁고 붉은 색을 띄며 건조하고 땀 분비가 없다. 초기 맥박은 빠르고 강하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약해지고 혈압이 떨어진다.

열사병은 예방이 가장 중요한데, 고온환경에서 운동이나 작업 중에 현기증, 구역감 등이 발생하면 즉시 서늘한 그늘에서 휴식하고 수분을 섭취해야한다. 특히 기존에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노인, 어린이 등의 취약계층은 가급적 고온환경을 피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신진대사율이 높아 열이 많고 체온조절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폭염에 취약하며, 어르신은 땀샘 감소로 체온 조절에 취약하고 더위를 인지하는 능력이 약하므로 본인은 물론 보호자와 주변인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열사병이 발생했을 때는 즉시 119구급대 등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고, 환자의 체온을 낮춰야한다. 서늘한 곳에서 호흡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응급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남가은 교수는 “고온환경에서는 가급적 과도한 신체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하며 “신체활동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충분한 수분공급과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만성질환자 폭염시는 야외활동 최대한 삼가야=만성질환(심뇌혈관질환, 고혈압?저혈압, 당뇨병, 신장질환 등)이 있는 경우에는 더위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위험이 있으므로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기존 치료를 잘 유지하면서 무더위에는 평소의 70~90% 수준으로 활동 강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폭염영향예보와 열지수를 미리 확인하고 대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열지수는 기온과 습도에 따라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를 지수화한 것인데, 기상청에서는 6월부터 9월까지 시간대별로 낮음, 보통, 높음, 매우 높음, 위험 등 총 다섯 단계로 구분된 열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두 번째 단계인 보통단계에서부터 열사병 발생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열경련·열실신·화상 등 ‘무더위 질환’의 증산과 응급요령은? = ‘땀띠(한진)’는 땀을 많이 흘려 피부가 자극을 받으면 붉은색이나 무색의 좁쌀 같은 발진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긁으면 땀구멍이 막혀서 피부 상태가 나빠지고 화상이나 습진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경우에는 일단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땀에 젖은 옷을 마른 옷으로 갈아입히고 상처 부위를 잘 닦아 주어야 한다. 환자가 가려움증을 호소할 경우에는 의사의 진료에 따라 항히스타민을 처방할 수 있다.

‘열경련’은 땀을 많이 흘렸을 때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수분과 염분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으로 주로 근육 중심으로 경련이 일어나는 증상이다. 심하면 현기증과 구토를 유발한다. 축구같은 운동을 장시간 하다 갑작스레 종아리의 경련과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지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흔히 ‘쥐가 났다’고 표현하는 경우와 증상은 동일하다. 이럴때는 즉시 더 이상의 움직임을 자제하고 휴식 및 수분을 섭취한다. 이경우 그늘에서 쉬게 하고 소금을 물에 녹여 섭취하게 해준후 의사의 진료에 따라 조치한다.

‘열실신’은 일종의 기립성 저혈압의 형태이다. 즉 고온 환경에서 기립 자세로 서 있다가 갑작스레 실신을 하는 경우이다. 고온으로 인한 탈수에 직립자세로 인한 저혈압이 동반된 경우이다. 서늘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며 적절한 자극을 통해 의식 회복 여부를 확인한 뒤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한다.

폭염에 장시간 노출시 태양열로 인해서 피부가 그을리거나 수포까지 발생하는 ‘화상’의 경우 신체의 3분의 2이상 화상을 입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이경우 그늘로 환자를 이동시켜 햇빛에 노출되지 않게 하고 피부에 수포가 생긴 경우에는 거즈를 이용하여 덮어 주되 세균 감염 위험이 있으므로 수포를 터뜨려서는 안 된다. 마른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야외활동이 줄어들고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많아졌다. 불쾌지수가 80까지 올라가고 열대야 때문에 겪는 수면부족, 휴가 후유증, 과도한 업무 등이 겹치면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기 쉽다.

불쾌지수는 날씨에 따라서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는 정도를 기온과 습도를 이용하여 계산해내는 수치다. 명백한 기준은 아니지만 불쾌지수가 80 이상이면 대부분의 사람이 불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불쾌지수가 70~75인 경우에는 약 10%, 75~80인 경우에는 약 50%의 사람이 불쾌감을 느낀다고 알려져있다. 특히 한 장소에서 계속 얼굴을 봐야하는 직장인의 경우 불쾌지수가 높은 날에는 쉽게 짜증이 나지만 본인의 짜증으로 동료에게도 영행을 미쳐 하루 종일 직장 분위기가 무거울 수 있다. 불쾌지수가 높을 때 직장에서 보다 쉽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이렇게 조언한다.

무더위와 함께 찾아오는 불쾌지수 상승 대처 Tip

▷짜증날 땐 심호흡하라

불쾌지수가 높은 날 이유 없이 짜증이 난다면 잠시 일을 멈추고 심호흡이나 복식호흡을 통해 긴장을 이완시켜보자. 호흡만 조절해도 짜증이 줄어든다. 더위와 습도로 흥분한 자율신경 중 유일하게 의식으로 조절가능한 곳은 호흡기관이다. 짧은 시간이라도 숨을 천천히 내뱉고 들이 쉬면 동료들과 일을 할 때 짜증을 줄일 수 있다.

▷머리가 멍해지면 물을 마셔라

더위를 심하게 타면 머리가 멍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때 물을 마시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을 마시면 기분전환이 되고 더워서 처진 업무 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면부족 계속되면 잠깐 낮잠을 자라

불쾌지수가 높은 날은 기온과 습도가 높다. 이런 날씨는 생활리듬을 흐트러지게 해 숙면을 방해한다. 수면부족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신경을 건드려 직장 동료의 사소한 실수에도 얼굴을 붉히게 한다.

▷에어컨 온도 마음대로 올리지 말라

사무실내 적절한 온도를 찾는 것은 중요하다. 중앙통제 방식이면 대부분 잘 적응하지만 방마다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면 직장동료들끼리 에어컨 온도를 놓고 감정이 부딪히는 수도 있다. 외근 후 회사에 돌아와 덥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고려치 않고 에어컨을 갑자기 세게 켜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갑작스런 온도차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때문이다.

김태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