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남산산책] 코로나産 해외여행 뉴노멀

최근 주한 외국관광청 간부가 자문해왔다. K-방역 진단기술에 힘입어 자국의 코로나 완치율이 매우 높아 여행문호를 열었는데, 아시아 ‘큰손’ 한국이 여전히 해외여행 경보를 유지하고 귀국민을 격리 조치해 고민이라는 것이다. 관광 아니면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는데, 한국과의 ‘특별한’ 우정을 잘 설명한다면 한국 정부가 선택적으로 청정 우방국 여행 후 귀국자들에 대해 격리 조치 면제를 해줄 수 있을 것 같냐는 물음이었다.

당연히 대답은 ‘아니다’였다. 한국은 열어뒀는데 매정하게 문 닫은 나라, 상호주의에 따라 한국과 동등한 규제를 하는 나라, 한국이 문 닫아도 한국민에게는 늘 문을 연 나라 등 여러 부류가 있지만, 우방 및 준우방에 형평성 있게 하는 것이 외교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이 유럽 내는 물론이고 한국 등 역외 14개국에도 여행자유화를 하자고 권고하자 절반가량의 유럽국가만 문을 열었다. 남태평양과 북아프리카 몇몇 국가·지역도 동참했다. 국내 일부 여행마니아는 유럽여행을 할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키운다. 6~7월 유럽의 여름을 자랑하는 각국 관광청의 ‘놀러오세요~’ 홍보물도 부쩍 늘었다.

여행 개방을 한 나라 간 기류차도 보인다. EU 권고를 거부하고 여전히 단속하는 유럽국이 절반쯤 되고, 개방시기를 늦추거나 상호주의에 따라 자국민에 문 닫은 한국 등을 제외한 국가도 보인다.

가뜩이나 유럽의 코로나 대처가 형편없다는 평가를 받고 여행자유화 발표 이후 코로나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나는 추세인데, 작금의 개방 조치가 가당키나 한지 의문이 남는다. 무능과 후진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더 잘 대처한 아시아와 유럽만큼 힘겨운 아메리카는 요지부동이다.

한국 내 여행마니아들은 유럽에서도 역외국민을 아예 막거나 입국 제한하는 나라가 ‘대세’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필자에게 자문한 그 주한 외국관광청 간부의 마음은 참 아름답다. 자국 여행을 할 한국인이 귀국할 때까지 편안하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금 ‘놀러오세요’라고 홍보하는 것은 오버다. 숱한 여행프로세스에서 자국 정부의 개방 조치만 있을 뿐, 101가지가 족히 넘을 안전여행 체크포인트에서 제대로 조치해놓은 것도 없으면서 “오라”고만 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최근 스카이스캐너가 한국·영국·미국·호주·싱가포르 국민 2300여명을 조사해보니 여행숙박지 선택에서 과거 중요시했던 가성비와 입지 조건이 밀리고, 방역과 취소환불 정책이 각각 1, 2위에 오르는 등 ‘뉴노멀’의 시사점들이 하나 둘 쌓여가고 있다.

각국 정부는 동양인 혐오 방지, 거리두기 및 위생·방역 수칙 표준화, 유럽 내 국경 이동 조건의 상이성 조율, 짐 규정 재편 등 코로나가 만든 ‘뉴노멀’에 따라 세심하게 여행자의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 돈 쓰려고 온 남의 나라 국민, 덜컥 억류만 하지 말고.

요즘 개방을 선언한 유럽 주요국 일일 확진자 수는 한국의 최저 6배, 최대 36배나 된다. 유럽도 코로나 둔화 후 안전여행의 조건들을 완성할 때까지 방역과 거리두기에 최선을 다하는 게 정답이다.

다만 한국관광공사의 넥플리스 ‘한국탐험’ 영상 송출, 외국 여행사를 상대로 이런 때 한국 공부를 시키는 e-러닝 채널 개설처럼 몇몇 관광청이 ‘랜선’으로 추억을 상기시키고 교감의 폭을 넓히는 모습은 참 보기 좋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