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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데믹 승자 식물성 식품… ‘웃을수 없는 미소’
채소 먹으면 건강한 기분 느껴지고 면역력 향상…美 대체육 인기, 비싼가격에도 판매 2.4배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진 가운데 유일하게 ‘웃을수 없는 미소’를 가진 것은 식품 분야이다.

올해 유일한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전 세계 지출이 감소하고 있으나 2020년 식음료의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 중에서도 식물성 식품의 소비는 가속화되고 있다. 건강에 대해 높아진 관심이 후광 역할을 맡은 셈이다. 미국 채식식품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중순 미국내 식물성 식품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90% 증가했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롯데제과의 엘시아(LCIA)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식물성 식품’에 대한 소비자 언급은 전년 대비 140%가량 증가했으며, 이런 소비자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로 대전환기를 맞은 식품 세계는 다양한 방법과 분야의 확장을 통해 식물성 식품의 소비를 늘리고 있다.

▶건강에 대한 투자→식물성 식품의 풍부한 영양소=유로모니터는 “코로나19로 주요 관심사가 위생과 신체 건강에 맞춰졌다”며 “특히 천연 원료의 식물성 식품은 구매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동물성 식품에서는 볼 수 없는 식물 고유의 항산화물질은 물론, 식이섬유 등의 영양소도 풍부하게 들어있어 면역력 향상에 이롭기 때문이다. 건강한 음식을 먹는 일은 이제 면역력을 관리해야 하는 일상에서 중요한 의무가 되버렸다.

▶ ‘코로나 블루’→먹고나면 ‘건강해진 기분’=흥미로운 점은 이제 소비자들이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식물성 식품을 손에 집어든다는 것이다. 식물성 식품을 선택할 가능성은 ‘코로나 블루’로 더욱 높아졌다.

영양사들이 정신건강을 위해 권고하는 트립토판과 비타민 B6, 마그네슘 등은 식물성 식품에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소재기업 ‘듀폰 영양& 건강’의 연구(2018)에 따르면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식물성 식품을 먹었을 때 건강한 기분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진다”고 답했다.

유로모니터는 소비자들이 정신건강에도 주목하게 되면서 관련 식품 분야도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줄어든 활동량→체중감량에 필수인 식물성 식단=코로나19가 우울감을 높이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야외활동감소로 인한 체중증가이다. 다이어트 식단에는 식물성 식품이 필수로 들어간다. 반면 육류를 많이 먹는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의 경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영양소 불균형이 초래할 수 있다는 의사들의 경고가 나온 바 있다. 장기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채소와 과일, 해조류와 식물성 단백질을 충분히 먹어야 한다는 것이 영양사들의 공통적 의견이다.

▶대체육·대체 유제품의 발전→고를 수 있는 ‘품목의 다양화’=팬데믹 후 식료품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승자는 식물성 고기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미국내 대체육 판매는 지난해 동기 대비 239.8% 증가했다. 마침 대체육은 지난 몇 년간 글로벌기업들의 투자와 신생기업들의 연구개발로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품목의 다양화도 시장 활기를 더한 요인이다. 햄버거 패티뿐 아니라 가정에서 쉽게 요리할 수 있는 미트볼이나 핫도그 등으로 확대됐으며, 식물성 치즈와 버터 등 유제품들도 다양해졌다.

▶비싸더라도 지속가능성 가치 있다면…=수요가 폭증한 대체육이지만 가격은 육류에 비해 비싸다. 미국 대체육 브랜드 ‘임파서블푸드’의 팻 브라운 최고 경영자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가격이 현재보다 내려간다면 육류와의 게임에서 완전히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의 자신감이 아예 근거없는 소리는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소비 트렌드는 가격보다 ‘가치’ 경쟁에서 더 후한 점수가 더해지는 성향이 강하다. 가치있는 식품이라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는 얘기다.

유로모니터는 “코로나로 소비자의 지출은 더 값진 가치를 지닌 곳으로 향할 것이며, 이러한 소비 패턴은 영구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식품회사들이 제품 공급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닌, ‘클린 라벨’과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 추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길예 기후행동비건네트워크 대표는 “많은 과학자들은 기후위기의 주원인중 하나로 육식을 이야기하며, 팬데믹 상황에서도 이는 빠질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연을 한계까지 몰아부치는 식습관의 위험성을 인지하게 되면서 지속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식물성 식품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육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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