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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년대 저항정신 토해내던 작가들…40년후 현실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미술동인 ‘현실과 발언’ 40주년 기념展
‘그림과 말 2020’ 31일까지 학고재갤러리
‘그림과 말 2020’ [학고재갤러리 제공]

옛 동지들이 다시 모였다. 40년만이다. 다시 꺼내어본 저항정신은 서슬 퍼렇던 시대를 소환한다. 당시의 시대정신이 지금에 꼭 맞는 앙상블은 아니나, 작가들은 여전히 동시대를 담아내며 스스로의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서울 종로구 학고재갤러리는 1980년 10월 아르코미술관에서 창립전을 개최하며 민중미술의 지평을 이끌었던 미술동인 ‘현실과 발언’(이하 현발)의 40주년을 기념해 ‘그림과 말 2020’전을 개최한다. 강요배, 김건희, 김정헌, 노원희, 민정기, 박불똥, 박재동, 성완경, 손장섭, 신경호, 심정수, 안규철, 이태호, 임옥상, 정동석, 주재환 등 현발의 16명 작가가 참여했다. 당시의 작품과 최근작을 나란히 걸며 한국 현대사 40년을 미술로 정리한다.

“이젠 늙어서 재미 없어”라고 손사래를 치는 김정헌 작가의 말과 달리 작품들은 흥미롭다. 시대의 아픔 앞에 가감없이 소리치던 작가들이지만, 여전히 전시 앞에서는 어떤 작품을 내 놓아야하는지 고민하고(프로젝트룸), 2018년에도 매일 6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고 있다며 ‘무명 사망 근로자를 위한 비’를 세운다(이태호). 뭉게구름이 떠있는 바다 풍경엔 ‘희망도 슬프다’는 글귀가 선명하다. 세월호를 은유하는 이 그림은 작가의 말 처럼 ‘그림의 가벼움과 말의 무거움’이 느껴진다(김정헌).

전시는 학고재 본관과 신관 전체에서 이어진다. 회화, 판화, 설치, 사진 등 100여점이 넘는 작품이 나왔다. 전시 포스터도 독특하다.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건지, 구직현장에서 면접 차례 호명을 기다리는 건지 모르겠는’ 줄서기 이미지는 1982년 초창기 현발의 포스터 이미지를 오마주 했다. 1982년과 2020사이에는 일상이 되어버린 마스크 만큼이나 얇고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한편, 전시 부대행사로 토론도 두차례 열린다. 7월 11일에는 이태호 작가가 진행하는 ‘1980의 발언과 2020의 발언’이, 25일에는 안규철 작가가 진행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미술’이 준비됐다. 전시는 7월 31일까지.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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