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단독] 신한銀, 중국법인 현지 합작 전환 검토
韓기업 상대 영업에 한계
현지화 도울 파트너 절실
청산 외엔 철수도 어려워
새로운 지배구조 필요해
신한은행 본사.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신한은행이 중국 법인(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의 합작 전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한’이라는 브랜드만으로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노선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그룹이 일부 북미 지역의 철수 검토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볼 때, 글로벌 전략의 전반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은행 중국 법인의 지분 40%가량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출장길이 막히면서 매수자 확보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2008년 5월 중국 현지법인을 처음 문 연 뒤 18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중국 법인은 인민폐 업무, 이재상품 출시, 자금관리 서비스 ‘스위프트 스코어(Swift Score)’ 등을 제공하며 영역을 넓혀왔다. 2019년 말 중국 현지법인의 자산 총계는 5조4500억원, 자본총계는 4640억원이다. 순이익은 352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지분 100%를 신한은행이 보유 중이다.

중국 법인이 비록 순이익이 나고는 있지만 덩치에 비해 실속은 떨어진다. 중국 법인의 2019년 순이익은 352억원이다. 자산 규모가 5조원대로 규모가 비슷한 베트남 법인(신한베트남은행)의 순이익(1243억원) 대비 3분의 1 수준도 안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이 해외 진출을 내세우지만 결국은 현지에 있는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것이 전부”라며 “미래 성장성 등을 봤을 때 신한금융 내에서도 중국법인 운영에 대한 회의감이 제기되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사업보고서.

대표적인 성장국가인 중국에 대한 태도 변화를 고려할 때 다른 현지법인 전략도 일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그룹은 비용 대비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북미 지역 현지법인 철수도 검토했었으나 하나금융그룹과 손잡으면서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국수주의가 심해 날이 갈수록 벽이 높아지는 인도네시아·인도·중국 등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나오는 결정도 필요해 보인다”며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에서 경쟁하기에는 브랜드부터 소위 환율 파워 등이 여러모로 못 미친다”고 토로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경우 지난해 137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신한은행이 이처럼 경영권을 유지한 채 중국 파트너를 발판으로 현지화에 성공하려는 전략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은 대부분 현지 기업과 지분을 50 대 50으로 갖는 공동 지배구조가 많다. 경영권을 넘기거나 최소한 공동 경영이 아니면 합작이 어렵다.

국내 은행의 중국 영업이 현지 한국 기업에 한정돼 설령 경영권을 넘기더라도 매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철수를 위해서는 청산이 거의 유일한 방법이지만 그동안 현지에서 난 수익을 본국으로 고스란히 가져오기도 쉽지 않은 게 중국의 제도다.

luck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