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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골프 디스커버리] 필 미켈슨처럼 늙고 싶다

골프팬이라면 누구나 잘 아는 필 미켈슨은 타이거 우즈와 함께 당대 최고의 골퍼다. 비록 통산 승수는 타이거 우즈가 82승, 필 미켈슨이 44승으로 차이가 많이 나지만, 필 미켈슨은 타이거 우즈도 하지 못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는 1991년, 아마추어로 처음 PGA투어 대회를 출전해서 우승했다. 아마추어 선수가 PGA투어를 우승한 기록은 그때 이후 지금까지 없었다. 한편, 타이거 우즈는 수년간 부상과 수술로 대회를 출전할 수 없었던 적이 있었으나, 필 미켈슨은 대회를 길게 쉬어간 적이 없다. 그야말로 꾸준함의 대명사다.

만 50세가 된 지금도 그의 평균 드라이버 거리는 302야드가 된다. 아무리 타고난 천재라고 해도 미켈슨처럼 오랫동안 커리어를 가진 사람들은 보통 부상이 따르기 마련인데 필 미켈슨은 지난 10년간 단 한번도 아픈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얘기한 비결은 두가지다. 하나는 커피다. 필 미켈슨은 에티오피안 예가체프 커피를 마신다. 그것도 매일 하루종일 마신다고 얘기했다. 200도의 끓는 물에 3분간 우리고, 시나몬과 카카오, 오일을 조금 넣고 아몬드 밀크를 섞어 마신다. 필 미켈슨은 이 커피가 자기가 아프지 않고, 건강할 수 있는 이유라고 얘기했다. 물론, 커피는 사람마다 다르게 작용하고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이 부분은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커피에 대한 그의 애착은 무척이나 진지하다.

또 하나는 단식이다. 미켈슨은 작년 여름, 6일간 물과 커피만을 마시는 단식을 해서 체중을 6.8㎏ 감량했다. 그 단식이 자신의 삶을 바꾸었다며, 적게 먹고 건강하게 먹는 것이 더 큰 에너지를 주는 걸 경험한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여자건 남자건 다이어트는 대부분 사람들이 살면서 경험하는 긴 숙제다. 그만큼, 식이요법을 지속하기가 어려운데 미켈슨은 만 49세의 나이에도 자신의 게임을 더 향상시키기 위해서 단호하게 체중을 줄였다는 것이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체중이 줄면, 대부분 그만큼 거리가 줄고, 힘이 없다고 하는데 미켈슨은 그게 사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자신의 경기를 통해 증명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PGA투어가 연습 라운드와 프로암에서 반바지를 허용하면서 미켈슨의 종아리 근육이 주목을 받게 됐다. 필 미켈슨 본인도 자신의 SNS에서 종아리 근육을 뽐내며 어떻게 그 부위를 운동해야 하는지 직접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20대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울퉁불퉁하고 단단한 그의 종아리 근육은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운동과 훈련의 결과다.

지난 월요일, 막 끝난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필 미켈슨은 2라운드에서 선두에 서며 아직도 충분히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 선수임을 보여주었다. 3, 4라운드에서 부진해 공동 24위로 대회를 마감했지만, 여전히 6, 7언더파를 몰아칠 수 있는 선수임을 증명했다.

그렇게 미켈슨은 25년 연속 세계 랭킹 50위 안에 있으면서, 지금껏 624개 대회를 출전했다. 그건 모두 재능이 아닌 철저한 자기 관리와 강도높은 운동에서 비롯됐다. 잠깐의 세계 1위도 어렵지만 꾸준히 상위권에서 자기 자리를 지키는 건 더 어렵다. 1위의 자리에 올라가기는 어려워도 거기서 떨어지는 건 한순간이다. 많은 선수들이 1위가 되면 초심을 잃고, 1위가 주는 달콤함과 우쭐함에 빠져서 나락으로 치닫고 만다. 미켈슨의 꾸준한 모습이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자극이 되고 귀감이 되었음 좋겠다.

KLPGA 프로·PGA투어 한국콘텐츠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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