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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서원 선비들의 지혜,예능,집단시위 세계유산축전으로 재연
9개 서원에서 3일 부터 서원스테이,무예, 예절교육도
선비들의 집단시위 만인소 등 종합 사립대 면모 공개
7월 서원축전 8월 경주-안동 축전, 9월 제주 자연축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한국의 서원들이 한국적 예절교육, 한시백일장, 전통무예 등 과거 종합사립대학이 벌였던 갖가지 축제행사로 세계유산축전을 연다.

민주적 정치제도를 주장하는 선비들의 집단 시위(만인소), 서원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예능과 공예도 알려주고, 보여준다.

돈암서원 어린이 예절교육

세계유산축전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국내 세계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문화재청이 올해부터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이다.

한국의 서원을 주제로 축전 일정은 7월 한달간 이어진다. 이어 경주 대릉원과 첨성대, 안동 하회마을과 영주 부석사 같은 여러 세계유산을 보유한 경북도, 화산섬과 다양한 용암동굴을 보유한 제주도가 각각 8월, 9월 연이어 세계유산축전을 개최한다. 경북에는 산사유산, 기록유산이, 제주에는 자연유산이 많다.

제주도는 원정대와 탐험대를 꾸려 제주 용암동굴과 분화구 일대를 걷거나 탐험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경주와 안동를 주무대로 하는 축전은 7월31일부터 한달간, 제주에서 벌이는 축전은 9월4~20일 진행된다.

서원 축전은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이 주최하고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이사장 이배용)이 주관하며, 7월 3일 오후 4시 안동 도산서원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31일까지 ‘서원, 세계의 꽃이 되다’라는 주제로 소수, 남계, 옥산, 도산, 필암, 도동, 병산, 무성, 돈암서원에서 진행된다.

전야행사로는 한국의 서원」회화 초대전(소수서원, 6.15∼7.31), 한국의 서원 특별전(국립전주박물관, 6.29~8.30)이 있다.

도산서원과 선비

안동 도산서원은 7월 3일 축전 개막식이 열리는 곳으로 이번 행사의 시작이 되는 장소로도 의미가 있다. 개막식에서는 퇴계 이황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인류의 스승 퇴계 선생’영상 상영과 국악 실내악, 전통 타악 등 축하 공연이 펼쳐진다.

축전을 축하하는 음악회에서는 퇴계 이황이 지은 ‘도산 12곡’ 합창을 시작으로 판소리, 가야금 등의 국악과 소프라노, 바리톤, 첼로, 플롯, 피아노 등의 서양 음악이 한데 어우러질 예정이다. 또한, 개막 전날인 7월 2일부터 19일까지 ‘도산서원, 인류의 정신 가치를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도산서원 전시회도 진행된다.

영주 소수서원에서는 ‘제향으로 올리는 사은(師恩)’이라는 주제로 7월 4일 소수서원 향사(鄕祠) 제향을 진행한다. 우리나라 첫 번째 사액서원(賜額書院, 조선 시대 세워진 서원 중 국가로부터 공인받은 서원)의 향사로서 의미가 깊다. 경독과 도동곡을 부르는 유일한 서원향사이며, 예악(禮樂)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향사는 학문이나 정치 등에 이바지한 인물을 추모하는 사당으로, 서원 내에서 이렇게 향사 기능을 갖춘 서원들을 향사 서원으로 부른다.

경독은 경전을 읽는다는 뜻이며 도동곡은 1541년 주세붕이 중국 유학을 안향이 조선에 들여온 걸 기념해 경기체가 형식으로 지은 도동곡 9장으로 경독과 도동곡 모두 소수서원 창제에서 불리는 의례절차이다.

남계서원 한시백일장

함양 남계서원에서는 ‘일두 정여창 선생을 그리며’라는 주제로 서예와 한시 백일장 대회가 열린다. 7월 10일에는 서예 실기대회가 열리며, 7월 17일에는 한시 백일장을 진행한다. 이에 입상한 작품은 축전 기간 중 남계서원 내에 전시될 예정이다.

정읍 무성서원에서는 ‘국악은 풍류를 타고’라는 주제로 7월 10일 ‘KBS 국악한마당’ 행사와 촬영이 있을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광복절인 8월 15일에 KBS1에서 방영되며 국악인 왕기석, 박애리, 유태평양, 이선수를 비롯하여 백제풍류회, 정읍수제천보전회 등 국악단의 공연이 어우러져 우리 음악의 정수를 만나볼 수 있다.

장성 필암서원에서는 7월 19일 ‘서예로 품는 선비의 삶’이라는 주제로 필암서원 세계유산 1주년 기념 축전이 열린다. 필암서원의 독특한 ‘길굿’이 있는 제향행사와 하서 김인후를 소개하는 전시, 서예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달성 도동서원에서는 7월 11일 ‘지혜로 여는 대동세계’라는 주제로 과거제 재현행사를 진행한다. 조선시대 문‧무과 재현행사와 부대행사, 관람객을 위한 사진촬영 공간 제공, 전통의상 체험, 전통 민속공연‧전통무예 시범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되어 있다.

병산서원 충효교육

안동 병산서원에서는 ‘서애 선생의 나라사랑’이라는 주제로 충효기행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박 3일을 서원에서 지내며 서애 류성룡이 보여준 나라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또한, 요즘 떠오르고 있는 ‘서원 체험(서원 스테이)’을 7월 1일에서 7월 31일까지 총 6회에 걸쳐 진행된다.

논산 돈암서원에서는 7월 9일부터 11일까지 ‘사람됨을 위한 정성’이라는 주제로 돈암 만인소 운동 체험마당이 진행된다. 바른 인성 지킴이 만인소 운동(조선 시대 지식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연명해서 왕에게 올린 청원서 )의 취지와 목적, 예학의 태두인 사계 김장생의 예학을 배운 뒤에는 돈암서원의 보물 ‘논산 돈암서원 응도당’(제1569호)과 실크스크린‧슈링클스(종이에 그림 등을 그린 후 구워서 만드는 공예) 체험, 전통놀이 체험마당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제공된다.

옥산서원 [이호신 작]

(옥산서원) 경주 옥산서원에서는 ‘동방의 지혜, 세상을 밝히다’라는 주제로 학문 교류를 통한 한‧중 학술대회가 열린다. 학술대회를 통해 주자와 회재 이언적과 관련한 유적과 유물을 접하고, 서원의 중요한 가치인 ‘심원록(옥산서원의 방명록)’을 번역‧출간하여 경주지역의 유림과 유학의 모습을 조명할 예정이다. 다른 행사들과 다르게 9월 22일 진행될 예정이다.

* 이언적(1491~1553): 조선 중종 대 성리학자

행사에 대한 더 자세한 문의는 세계유산축전 누리집(www.worldheritage.or.kr)을 방문하거나 전화((재)한국의 서원 통합보존 관리단 ☎02-929-5441)로 문의하면 된다.

문화재청은 올해 첫 번째로 개최되는 「2020 세계유산축전-한국의 서원」이 세계유산축전을 즐기고 체험하는 것은 물론, 내외국인 관광객과 우리 국민이 성리학의 본거지인 한국의 서원의 본래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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