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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밝은 피부는 우월함의 상징…인도 ‘피부색 차별’ 논란
유니레버, 자사 제품서 ‘미백’ 관련 표현 삭제·중매사이트도 피부색 필터링 없애
과거 카스트제도의 잔재…계급이 낮을 수록 피부가 검다는 믿음
[EPA]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논란이 인종을 넘어 세계 각국에 존재해 온 각종 차별에 대한 논쟁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인도에서는 사람의 피부색으로 ‘우열’을 판단하는 이른바 ‘피부색 논쟁’이 불붙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유니레버를 비롯해 다국적 소비재 회사들이 밝은 피부를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장한다는 비판 하에 제품 명에 ‘미백’, ‘하얀’ 등의 표현을 삭제키로 결정했다. 현지 매칭사이트인 샤디닷컴은 피부톤에 따라서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는 이른바 필터링 기능을 없애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인도 사회에 들끓고 있는 피부색 논쟁을 의식한 변화다.

인도 사회에서는 지난 수 세기동안 피부색에 따른 차별이 지난 수 세기동안 만연해왔다. 밝은 피부는 결혼을 하거나 직업을 얻는 데 있어서 유리하게 작용했다. 반대로 피부가 짙은 이들이 사회적 멸시를 당하는 일은 빈번하게 일어났다.

일부는 밝은 피부색을 선호하는 문화가 과거 카스트제도 상에서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피부가 더 짙었다는 믿음에 근거한다고 설명하고 한다. NYT는 “일부 가정에선 피부가 검은 며느리에 경멸적인 이름을 붙이기도 하고, 피부가 짙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더 자주 괴롭힘을 당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문화는 곧 밝은 피부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다. 인도는 피부를 밝게 만들어주는 미백제품의 수요가 높은 나라 중 하나다.

변화가 감지된 것은 올해 초다. 인도 정부는 피부를 밝게 만들어준다고 말하는 제품들을 포함, 거짓 광고를 하는 제품들을 판매금지시키는 법안을 제안했다.

단체 위민오브워스(Women of Worth)의 대표이자 지난해 ‘어둠은 아름답다(Dark is beautiful)’ 캠페인을 벌였던 카비타 에마누엘 대표는 유니레버와 샤디닷컴의 발표를 환영하면서 “많은 남녀들이 자신의 피부톤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장애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인도는 여전히 같은 차별에 직면해있다”고 밝혔다.

반면 일각에서는 인도의 피부색 차별은 서구사회의 인종차별주의와는 다른 개념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사회학자 디판카 굽타는 “더 밝은 피부를 선호하는 것은 미학적 문제이며 경제나 권력 구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경찰이 일상적으로 피부가 짙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도 아니며, 계급과 지위를 인식하는 지표 중에 피부색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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