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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희 도전 WTO 새 사무총장, ‘마당발’ 응고지에 氣모이나
나이지리아, 갑작스럽게 응고지 세워
WTO ‘그립’ 필요한 美 입김 작용 관측
8년전 WB총재 도전 김용에 져, 리턴매치
[응고지 오콘조 이웰라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세계무역기구(WTO) 새 사무총장 후보로 나선 나이지리아 재무·외교장관 출신 응고지 오콘조 이웰라(사진)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이사장의 초반 기세가 심상찮다. 후보가 된 과정, 경쟁자의 포기 선언에다 미국이 민다는 관측까지 있다.

25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매체 프리미엄타임스 등에 따르면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회원국 15개)는 지난 22일 응고지 이사장을 WTO사무총장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보다 회원국이 많은 아프리카연합(AU)이 지난주 응고지 이사장을 반대했는데, 치고 나갔다.

AU는 나이지리아 측이 급작스럽게 후보를 바꿨다는 이유로 응고지 이사장을 인정하지 않는다.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지난 4일 애초 후보로 밀려던 자국의 요노브 프레데릭 아가 현 WTO사무차장 지지를 철회하고 응고지 이사장으로 대체했다. 후보 등록을 불과 나흘 앞두고 ‘변심’한 것이다.

일각에선 부하리 대통령이 미국의 입김에 영향을 받았다고 본다. 응고지 이사장은 브루킹스연구소 등 미국의 내로라하는 싱크탱크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 미국의 영향력이 큰 WB 상무이사도 지내는 등 ‘마당발’ 미국통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체제에선 현 WTO의 역할에 반대하는 미국이지만, 4개월여 남은 대선 결과에 따라 WTO에 대한 ‘그립’을 놓지 않으려면 응고지 이사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추론이다.

출마 예상자였던 엘로이 라오루 제네바 주재 베냉 대사는 후보 등록을 하지 않고 응고지 이사장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응고지 이사장은 이미 공격적 행보를 보인다. BBC 등 내로라하는 매체를 통해 비전을 홍보하고 있다. 한 유력 매체엔 “빈사상태의 WTO는 어떤 국가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WTO의 기능 회복을 강조했다.

응고지 이사장이 지난 24일 후보등록을 마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경쟁하게 된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응고지 이사장은 2012년 WB 총재에 도전했는데, 한국계 미국인 김용 당시 다트머스대 총장에게 패했다. ‘한국 대 나이지리아’ 구도로 보면 응고지 이사장은 ‘리턴매치’를 치르는 셈이다.

현재까지 WTO수장을 노리는 사람은 응고지 이사장·이집트의 하미드 맘두 변호사(전 WTO 서비스 국장)·유명희 본부장 외에 멕시코의 헤수스 세아데 외교부 북미외교 차관, 몰도바의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 전 제네바 대사 등 총 5명이다. 등록 마감일은 7월 8일이다. 유럽연합(EU)이 경쟁자를 추가할 수 있다.

WTO는 16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투표없이 몇 차례 선호 후보 선별과정을 거쳐 만장일치 형태로 1명을 가려낸다. 브라질 출신 호베르투 아제베두 현 사무총장이 8월까지만 하고 물러난다고 해 후임자를 물색하게 됐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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