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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읽는 신간]자유와 민주의 원류 ‘에게해의 시대’외

▶에게해의 시대(송동훈 지음,시공사)=기원전 6세기부터 기원전 1세기까지 500년동안 에게해를 중심으로 벌어진 고대 그리스 문명의 충돌을 한 흐름으로 생생하게 그려냈다. ‘인류 역사상 첫 민주주의 시민군이 자유를 위해 싸운’ 아테네와 페르시아의 전쟁(B.C 490년~479년)부터 펠레폰네소스 전쟁, 알렉산드로스 전쟁, 헬레니즘 전쟁까지 크고 작은 거의 모든 전쟁을 아울렀다. 전장에서 조차 민주주의를 고수한 아테네, 스파르타의 용맹한 300전사,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원대한 꿈 등 전쟁을 격동시킨 힘과 방향에 주목, 굵직하게 그려나감으로써 500년 전쟁의 맥을 파악할 수 있다. 강자의 다툼 사이에 희생된 작은 폴리스와 시민들, 개개인의 투쟁사도 담아내는데, 강자의 사이 낀 존재들의 비극적 결말은 냉혹하다. 크세르크세스, 레오니다스, 페리클레스,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까지 한 시대를 수놓은 영웅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헤로도투스, 투키디데스 등 위대한 철학자와 역사가 등을 시대의 한 가운데서 만나는 것도 새롭다. 현대 사회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시민의 역할과 자유, 민주주의를 낳은 투쟁사로서 에게해 전쟁의 의미를 짚어볼 수 있다.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심너울 지음, 아작)=2018년 여름 단편 ‘정적’으로 데뷔, 2019년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로 SF어워드 대상을 수상한 신예 작가 심너울의 첫 소설집. 사회의 부조리를 SF적으로 유쾌하게 풍자한 중단편 소설들은 쟝르에 갇히지 않는 동시대 소설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미 퇴근을 했어도 퇴근이 하고 싶은 대학원생의 노벨상감 연구인 ‘초광속 통신의 발명’, 상속세를 내지 않으려고 10년 가까이 연명 치료를 받고 있는 대기업 오너 일가와 그 기업 산하 연구원들이 벌이는 블랙코미디 ‘SF 클럽의 우리 부회장님’, 욕실에 물때가 끼는 이유조차 모르는 무능한 이혼남에게 생긴 충격적인 사건을 다룬 ‘저 길고양이들과 함께’ 등 과학과 일상의 거리감이 만들어내는 낯섦과 코믹함이 긴장과 웃음을 유발한다. 여기에 인체의 몇 퍼센트가 기계로 대체되면 안드로이드라할 수 있는지 주제를 다룬 ‘감정을 감정하기’, 타임 패러독스로 불리는 쌍둥이 역설을 새롭고 감성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시간 위에 붙박인 그대에게’ 등 4차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소설의 주제들이 흥미를 자아낸다.

▶언어의 역사(데이비드 크리스털 지음, 서순승 옮김,소소의책)=말, 언어에 관한 책이라면 딱딱하고 지루하게 설명하는 문법이나 음성학 같은 게 떠오르게 마련인데, 세계적인 언어학자 데이비드 크리스털의 책은 다르다.‘언어에 관한 작은 책’이란 제목처럼 거창함 대신 작은 얘기들로 말과 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데 ,유머러스하고 친절하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 말을 거는 엄마의 ‘베이비 토크’에서 시작해 발음하기, 대화하기, 읽고 쓰기 학습, 이중언어 사용, 말과 글의 탄생과 사라지는 언어, 문자메시지,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 스타일 개발 등 40개의 주제를 풀어가는 책은 언어가 어떻게 탄생하고 소통하며 관계를 풍부하게 하고 전자혁명으로 어떻게 변모하고 있는지 언어에 대한 모든 것을 들려준다. 아이가 어떻게 언어를 학습하게 되는지의 비밀은 직접 저자의 아이를 관찰한 과정이 들어있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아기가 배고플 때, 아플 때, 기쁠 때 내는 울음소리가 어떻게 다른지, 생후 9개월이 되면 모국어의 리듬과 억양을 따라하면서 영국, 프랑스 중국 아기를 구별할 수 있게 된다는 연구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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