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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차르트·베토벤이 살아오다...클래식 옷입은 뮤지컬 안에서

모차르트, 베토벤, 라흐마니노프…. 세기의 음악가들이 살아 돌아왔다. 뮤지컬 작품 안에서다. 최근 막을 내린 ‘라흐마니노프’에 이어 지난 16일 한국 공연 10주년을 맞은 ‘모차르트!’가 막을 올렸고, 탄생 250주년을 맞는 베토벤이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30일 개막)라는 뮤지컬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다. 뮤지컬과 클래식의 절묘한 만남이다.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세기를 초월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예술가들의 생애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모차르트!’는 자유롭게 살기를 원하는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와 그의 아버지 레오폴트의 갈등을 토대로 드라마를 만들었다.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이 천재 모차르트에 대한 질투와 동경 사이에서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치열하게 고뇌한 모습을 담았다. 청력을 잃은 이후 조카에게 집착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보여주며 극적 효과를 높였다.

원종원 순천향대학교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모차르트!’나 ‘루드윅’은 뛰어난 인물의 캐릭터에 집중한 작품들”이라며 “이들의 생애에 초점을 맞추며 감춰진 이야기를 가져온다. 사실이 아닌 부분이 극으로 옮겨진 경우도 있지만 굉장히 그럴싸하게 가져오면서 극의 몰입감을 높인다”고 말했다. 지혜원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역시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인물, 알고 있었던 이야기를 다시 가져와 그들의 뒷이야기나 가족관계, 누군가와의 사랑, 인생의 이면을 보여주고 예술가의 삶과 고뇌에 방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드라마틱했던 예술가들의 삶은 많은 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요소다. 알려진 인물의 생애를 다루는 만큼 뮤지컬에 관심이 없던 관객들도 관심을 가지는 효과도 있다. 원 교수는 “완전히 새로운 소재를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은 브랜드 이미지가 없는 반면, 클래식 작곡가라는 소재를 활용하면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절반 이상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마케팅 전략으로 쓰기에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클래식 작곡가를 다룬다고 널리 알려진 명곡들이 넘버(음악)로 주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귀에 익숙한 클래식 음악들이 간간이 연주된다. ‘모차르트!’의 경우 김문정 음악감독이 이끄는 28인조 오케스트라(THE M.C.)가 참여, 웅장한 사운드를 들려주니 뮤지컬의 매력이 배가된다. 원 교수는 “시대를 초월한 작곡가들의 음악을 다룬 만큼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선율의 음악이 있다”며 “클래식 작곡가의 음악은 사후 50년이 지나 저작권에서 자유로워 잘 알려진 선율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장점이 많다고 모든 작품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세기의 예술가를 다룬 작품이 성공하기 위해선 염두할 점이 있다. 탄탄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넘버, 배우들의 연기도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캐스팅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지 교수는 “한 인물에 온전히 몰입해 예술가의 고놔와 절망, 갈등, 성장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의 캐스팅이 중요하다”라며 “결과적으로 관객의 몰입도는 이 지점에서 상당 부분 좌우된다”고 봤다.

또한 전문가들은 특출난 재능을 가진 예술가들의 천재성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 정서를 아우를 수 있는 작품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의 모든 작품은 예술가들의 칭송에 머물러 있다. 지 교수는 이에 “천재 예술가의 삶에서 우리의 삶과 닮은 감성적인 부분을 끌어내야 더 많은 관객을 포용할 수 있다”며 “최근 여성 서사를 담은 작품이 두드러진 만큼 앞으로는 여성 예술가의 삶을 다룬 작품도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 과정에서 보편적 감성을 담아낼 수 있는 작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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