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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코로나 검사 늦추라’ 했을까…백악관 우왕좌왕
논란 발언하고 논란 부채질
참모들 진화 노력 헛수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의도적으로 늦추도록 지시했는지를 놓고 백악관이 스스로 혼란을 키우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N방송과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 속도를 늦추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그런 지시를 들은 적이 없다. 나뿐 아니라 누구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가 늘어났기 때문에 확진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참모들에게 ‘검사를 늦추라’고 지시했다고 말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날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 출석한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뜻과 반대로 “더 많은 코로나19 검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가 더 많은 진단검사 때문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함께 청문회에 나온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과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 등도 검사를 줄여달라는 대통령의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은 모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총괄하는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핵심 인물이다. 이들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적절한지 여부를 떠나 대통령의 뜻이 백악관 내에서 전혀 전달되지 않은 셈이다.

논란의 발언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검사를 늦추라고 지시한 것이 단순한 농담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나는 농담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논란이 일자 부랴부랴 농담이었다며 진화에 안간힘을 써온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과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등 최측근 참모들의 노력을 한번에 무색하게 만든 것이다.

이어 “분명히 하자, 우리에겐 그 어느 나라보다 대단한 검사 프로그램이 있다. 미국 검사는 전세계 최고”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많이 했기 때문에 확진자가 많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검사 속도를 늦추길 바라느냐는 확인질문에는 “검사는 양날의 검”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애론 블레이크 선임기자는 정치플로그인 ‘더 픽스(The Fix)’에 “(확진자 숫자가) 생명의 문제가 아닌 정치적 책임이 되는 것에 더 많은 걱정을 하지 않는 한 어떤 사람도 검사를 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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