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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재건축 원주민은 수억원 내고, ‘10억 로또 청약’은 그대로
-올해 입주(예정) 강남 7개 단지, 분양가 대비 평균 8.7억 올라
-조합원 재건축 부담금 수억원 내는데, 일반 분양 당첨자는 0원
-강남권 재건축 단지 사업 지연 늘어날 듯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올해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인 강남권 7개 단지의 분양권과 현 시세와의 차이가 평균 8억70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정부가 재건축을 하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초과이익 환수에 나서는 것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전망이다.

최근 입주를 마무리한 서초구 반포센트럴자이 전경 [헤럴드경제DB]
강남 아파트 당첨자, 2년만에 최대 14억원 시세차

24일 헤럴드경제가 올해 입주(예정)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7개 단지의 분양가와 현 시세를 비교한 결과, 최대 14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단지들은 2017년과 2018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 분양보증발급을 받은 곳들로, 입주한 단지나 분양권이 거래된 3개 단지는 실거래가로 비교했다. 실거래 기록이 없는 곳은 공인중개업소들의 호가를 따랐다.

가장 시세차익을 크게 거둔 곳은 강남구 개포동의 ‘디에이치 라클라스’다. 이 단지 115㎡(이하 전용면적)의 분양가는 19억원이었으나 현재 33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는 ‘당첨시 10억 로또’라고 불릴 정도로 기대를 모으며, 청약자가 대거 몰렸는데 실제 현실화한 곳이 많다. 최근 입주를 마무리한 서초구 잠원동 ‘반포센트럴자이’ 59㎡의 분양가는 11억5000만원대였는데, 최근 실거래가는 21억2000만원으로 10억원 가까운 차이가 났다.

하반기 입주 예정인 개포동의 ‘개포래미안포레스트’와 ‘디에이치자이개포’ 등도 분양가와 시세가 10억원에 가까이 차이가 난다.

가장 분양가와 시세 차가 적은 곳은 ‘방배 서리풀 서해 그랑블’로 84㎡의 분양가는 13억원이었는데 이달 실거래가는 14억5000만원으로 1억5000만원의 차이가 났다. 다만, 현재 호가는 16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보유세 내며 기다린 원주민은 최대 7억 부담

정부는 지난 17일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강남권 5개 단지의 재건축부담금 예상액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조합원 1인당 5개 단지 평균 4억4000만~5억2000만원을 내야하고 최대 7억1000만원을 내는 곳도 있다.

정부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가 지난해 연말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이 나온 후, 본격적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재건축으로 발생한 이익이 조합원당 평균 3000만원이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는 이 규정은 2018년 부활했다.

시장에선 정부가 대초환 부담금 징수 작업을 사실상 마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부담금 산정을 위한 근거를 이미 마련했고, 지난 17일 대책 발표 시 시뮬레이션 결과까지 내놓은 것을 두고 ‘이미 다 결정됐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에 따라 강남권 재초환 부담금 징수는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 2018년 5월 서초구 반포동 반포현대 재건축조합에 조합원 1인당 1억3500만원의 부담금 예정액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 반포센트레빌에 입주하는 조합원은 등기 완료 후 억대의 부담금을 내야 한다.

문제는 형평성이다. 전문가들은 일반분양 당첨자들과 재건축 사업을 추진해온 원주민 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 교수는 “조합원들은 앞서 재산세를 내며 이미 자산에 대한 비용을 부담했는데, 재건축 의사결정만으로 미실현 개발 이익을 토해내야 한다”면서 “반면 일반분양 당첨자들은 재초환 부담금을 낼 필요가 없으니 ‘내 집 지어서 남 좋은 일’ 하는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업계는 강남권 재초환 징수가 본격화되면 재건축 사업 지연에 따른 공급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사업 규모가 큰 재건축 조합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 10일 재건축조합설립을 위한 주민총회를 개최한 신반포2차의 경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에 따른 부담금을 세대별 2억2700만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미 시공사 선정을 완료한 반포3주구 1단지도 내부적으로 비용을 아끼지 말고 고급화하면서, 부담금을 3억원대로 끌어내리는 방안을 고심중으로 알려졌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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