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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적단 불꽃 “‘태양’ 검거 아직…‘n차 유포’ 언제든 발생가능”[‘n번방’ 100일 ①]
24일로 ‘박사방’ 조주빈 체포 100일
주요 공범 잡혔지만 ‘키로이’·‘태양’ 등은 아직 붙잡히지 않은 상태
불꽃 측 “라인·트위터·게임 댓글 등에서도 불법 촬영물 사고 팔아”
텔레그램 성 착취 대화방인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만들어 여성의 성 착취물을 제작·판매·유포한 조주빈(25)이 지난 3월 체포되고 24일로 만 100일이 됐다. 조주빈이 검거된 이후 디지털 성범죄인 이른바 ‘n번방’ 사건은 본격적으로 공론화 됐다. 경찰도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단을 꾸려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이날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디지털 성범죄와 n번방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사방 주요 가담자인 ‘태양’이 활동하고 있으며 온라인 메신저인 라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인 인스타그램 등에서까지 불법 촬영물과 성 착취물은 버젓이 유통되고 있었다. 이에 본지는 n번방을 최초 고발한 대학생 기자단 ‘추적단 불꽃’과 조주빈 검거 100일의 수사 경과와 디지털 성범죄 문제를 톺아봤다.

특수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디지털 성범죄 가담자 664명이 검거돼 그중 86명이 구속됐다. 이례적인 신상공개도 조주빈을 시작으로 공범 ‘부따’ 강훈(19)과 ‘이기야’ 이원호(20) 등 줄줄이 이뤄졌다. n번방의 사실상 시조 역할을 한 ‘갓갓’ 문형욱(25)과 그의 공범 안승진(25)까지 이달 22일 신상이 공개됐다.

이어 검찰도 처음으로 형법상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죄를 적용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을 포함한 8명을 이달 22일 기소했다. 범죄단체조직죄 적용으로 주범 조주빈뿐 아니라 같은 목적으로 박사방에 있었던 이들을 같은 형(刑)으로 처벌할 수 있어 실제 처벌 형량이 높아질 수 있다.

이 같은 수사 결과에 대해 불꽃 측은 “100일 전만 해도 ‘경찰이 자신들을 못 잡을 것’이라고 하던 텔래그램 내 성범죄자들이 속속 검거되고 있다는 소식에 마음이 놓인다”면서도 “n번방 사건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불꽃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박사방을 적극 홍보하고 성 착취물을 재유포했던 ‘태양’이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 ‘와치맨’의 고담방 가담자 ‘체스터’,‘ 키로이’, ‘똥집튀김’ 등도 붙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불꽃의 ‘불’은 “‘태양’은 조주빈이 활동하던 시기에 가장 활발했던 인물 중 한 명”이라며 “그가 붙잡히지 않는 한 성착취물의 ‘n차 유포’는 언제 시작 돼도 이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텔레그램 디지털 성 착취 계보도. [추적단 불꽃 제공]

아울러 불꽃은 “박사방 일당의 검거를 두고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했다고 자신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램 내 박사방과 n번방은 소탕했지만 여전히 유튜브, 트위터, 라인, 인스타그램 등에서 성 착취물과 불법 촬영물은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날까지도 트위터 상에서의 ‘지인능욕 계정’ 운영이 확인됐다. “무료로 지인 합성을 해 준다”며 올라온 피해 여성들의 사진에는 성적으로 모욕하는 욕설과 함께 피해자 이름, 사는 곳까지 공개돼 있었다. 해당 계정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총 7개의 지인능욕 게시물을 올렸지만 한 달이 되도록 계정은 정지 되지 않았다.

불법 촬영물을 올린 트위터 계정도 수차례 신고에도 불구하고 이날까지 계속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하거나 신체 부위를 확대한 사진과 함께 성적으로 희롱하는 발언이 해당 계정에 4건 정도 올라왔다. 일부 트위터 이용자들이 이를 발견하고 신고했지만 계정 운영은 중지되지 않았다.

이 같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불꽃 측은 “n번방의 성착취 영상은 근절되는 기미도 보이지만 또 다른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음란물에 사진을 합성하는 등 지인능욕이나 불법 촬영물들이 온라인 메신저인 라인이나 SNS인 트위터는 물론 게임과 유튜브 채팅방의 댓글을 통해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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