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첫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해 1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의사진행발언을 마친 뒤 통합당 의원들의 빈자리 옆을 지나고 있다. 이날 주 원내대표는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주호영 원내대표의 공백이 길어지는 가운데 미래통합당이 출구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통합당 내에서는 주 원내대표가 이르면 주말께, 늦어도 다음주에는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복귀하더라도 대여 투쟁 카드가 마땅치 않은 만큼, 명분과 시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여기에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로 관심사가 안보위기로 옮겨지면서 여론전도 쉽지 않다는 고민이 나온다.

18일 통합당에 따르면, 현재 호남 한 사찰에 칩거 중인 주 원내대표는 강경한 사퇴의사를 고수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재신임 목소리가 높다.

한 3선 의원은 “원내대표께서 빨리 복귀해야 한다고 본다”며 “여러 의원들이 설득하고 있으니 곧 돌아오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 역시 “(협상 실패는) 지도부의 무능 때문이 아닌데다 지금 시점에서 또다시 원내대표 선거를 하기도 어렵다”며 “주호영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통합당 초선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초선의원 간담회를 열고 주 원내대표의 복귀를 비롯한 당 안팎의 상황에 대해 논의키도 했다.

미래통합당 초선의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선모임 체계화 및 현안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

주 원내대표의 당무 복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일각에서는 복귀 명분을 찾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정점식 의원은 전날 재선의원 모임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가 하루발리 칩거를 풀고 국회로 복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고, 상임위 강제 배정, 일방 선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셨는데 지금 사퇴를 철회하는 것이 말이 되냐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제1야당의 동의 없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원내 협상 돌파구를 찾기도 어렵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비롯해 남은 12개 상임위원장 선출도 강행하고, 다음주부터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사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통합당 역시 “법사위가 아니면 민주당이 18개 상임위를 다 가져가라”는 강경론이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통합당은 사흘째 국회 일정 보이콧을 이어가는 상태지만, “안보 위기가 엄중한데 국회서 자리싸움만 한다”는 비판 여론은 부담이다.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주 원내대표의 사퇴에는 ‘힘으로 야당을 짓밟고 있는 민주당과 무슨 협상을 더 할 수 있겠는가’라는 마음과 가능성이 전혀 없는 법사위원장을 대표직을 걸고 사수하라는 당내 강경 일변도 주장에 대한 섭섭함도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여도 야도 ‘주호영 돌아와라’고만 외칠 것이 아니라 돌아와서 정국을 풀 수 있는 최소한의 열쇠는 줘야 하지 않겠나”며 “혼자서 다시 황량한 들판에 서라는 것은 주 대표에게 너무 잔인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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